"테라 프로젝트 애초에 불가능"... 권도형 등 10명 불구속 기소
▷ 허위 홍보에 자전거래까지... "폰지사기"
▷ 테라폼랩스 일당 범죄 수익으로 최소 4,600억 원 수익 실현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위즈경제] 김영진 기자 =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을 혼란에 빠뜨린 ‘테라-루나’ 사태의 주범 권도형에 대한 국내 수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지난 25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은 테라 프로젝트를 총괄한 권도형을 비롯, ‘테라폼랩스’의 창립멤버와 임직원 등을 대거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고소장이 접수된 지 약 1년 만입니다. 테라폼랩스 관련자 8명은 자본시장법상 사기적부정거래, 공모규제 위반, 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 이들의 범행을 도운 건 물론 불법수익을 얻은 고위 관계자 2명은 배임수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검찰 당국은 사건의 중심에 있는 ‘테라 프로젝트’를 ‘사상 최대 규모의 금융사기 범죄’로 요약했습니다. 애초에 실현이 불가능한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서 수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했다는 이야기인데요.
테라 코인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사업인 테라 프로젝트는 법적 규제를 받고 있습니다. 테라 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사용하는 결제시스템을 운영할 수 없는 건 물론, 그 자체 구조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루나의 가격을 고정시키는 알고리즘을
작동시키기 위해선 테라 코인의 수요가 필요한데, 이것이 없었기 때문에 테라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불가능하다는
게 검찰 당국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테라-루나 사태의 주범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테라 프로젝트 추진을 강행했습니다. 법적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바지 사장을 내세워 회사를 설립한 후, 테라 블록체인과 무관한 사업인 것으로, ‘일반 결제사업을 위한 전자금융업’으로 등록했습니다. 금융당국을 기만한 셈입니다.
이후, 테라폼랩스 고위 운영진은 투자자들을 상대로 간편결제시스템인 ‘차이페이’에 테라 블록체인이 이용되어 수익을 창출한다고 허위 홍보를 진행했습니다. 이를 위해 약 3년 간 차이페이 결제정보를 지속적으로 무단유출해 테라 블록체인에 복제했습니다.
이렇게 모은 회원을 기반으로 루나 코인이 상장되었는데, 테라 프로젝트의 초기 멤버 7명은 이미 루나 코인 1억 3천만 개를 배정받은 상태였습니다.
문제는 테라-루나의 알고리즘이 작동하는 것처럼 ‘허위로’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테라 코인에 대한 수요와 거래가 거의 없어, 알고리즘이 작동하지 않음에도 트레이딩 봇을 이용해 자전거래를 반복했습니다.
거짓으로 거래량을 부풀려 투자자들에겐 테라 코인에 대한 수요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특정 가격에서 매도와 매수 주문을 반복해 테라 가격이 유지되도록 조작했습니다.
이외에도 테라폼랩스 일당은 미러프로토콜을 통해 판매되는 가상자산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면서, 알고리즘에 따라 가상자산이 미국 주식의 가격을 추종한다고 허위로 홍보했습니다.
테라 코인을 예치하면 연 19.56%의 이자를 지급한다고도 이야기를 했는데, 이는 수요가 없는 테라-루나 코인으로는 애초에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검찰 당국은 이를 ‘폰지 사기’ 구조라고 요약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테라, 루나 코인의 가격은 운영진의 의도대로 폭등에 성공했습니다. 2021년 5월 경 2조 원에 불과했던 테라 코인 유통량은 1년 만에 21조 원으로 급증했는데요. 이때 코인을 처분한 테라폼랩스 일당은 최소 4,629억 원의 이익을 실현했습니다.
테라와 루나 코인의 페깅 시스템이 무너진 이후, 천문학적인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검찰 당국은 테라폼랩스 일당 10명의 범죄 수익 중 2,468억 원 상당의 재산에 대한 추징보전 조치를 완료했습니다. 이들이 범죄 행위로 얻은 수익이 일부분 동결된 셈입니다.
검찰 당국은 범죄수익이 유입된 다수의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또는 금융기관에도 동결조치를 요청하는 한편, 피해자들의 회복을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이에 따라, 피해자들은 테라폼랩스 일당에게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과
함께 ‘부정거래행위 등의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민사법 상으로 피해를 보전받을 수 있는 경로가 생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검찰당국은 사건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을 송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권도형은 지난 3월 23일에 몬테네그로 인터폴에 체포된 상태로, 검찰당국은 체포 바로 다음날 범죄인을 인도해달라고 청구했습니다.
다만, 국내 송환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몬테네그로 검찰이 권도형을 여권 위조 혐의로 기소한 상태이며,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구금 기간을 최장 한 달 연장했습니다. 권도형이 몬테네그로 법원에 서서 재판을 받아야 하는 이상, 그를 국내 재판정에 세우기까진 시간이 꽤 소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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