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크 Link 인쇄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고소애, 근력 건강기능식품 원료로…12주 먹었더니 악력 5.4kg↑

▷식약처, 고소애 가수분해물 ‘근력 유지’ 기능성 원료 인정
▷50~75세 대상 인체적용시험서 악력·하체근력·신체수행능력 개선 확인
▷춘천 곤충산업 거점단지와 연계…건기식·메디푸드·단백질 제품화 기대

입력 : 2026-09-21 14:00
고소애, 근력 건강기능식품 원료로…12주 먹었더니 악력 5.4kg↑ 강원 춘천 곤충산업 거점단지 시설 및 장비 사진 (출처=농촌진흥청)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식용곤충으로 알려진 ‘고소애’가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본격 진입한다. 단순한 미래식량 소재를 넘어, 노화로 인해 감소할 수 있는 근력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으면서다.

 

농촌진흥청은 갈색거저리 애벌레인 고소애 가수분해물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노화로 인해 감소할 수 있는 근력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인정받아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고소애는 2016년 3월 일반식품 원료로 등록된 뒤 새로운 단백질 소재로 연구가 이어져 왔다. 수술 후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근감소 억제와 면역세포 기능 향상 가능성이 확인됐고, 항암치료 환자에게 고소애 셰이크를 섭취하게 한 연구에서도 단백질 섭취율 증가와 근육량 확대, 항암 부작용 완화 등 긍정적 효과가 보고됐다.

 

이번에 주목받는 것은 ‘가수분해물’ 형태다. 고소애 건조 분말은 단백질이 풍부하지만 고분자 단백질 특성상 소화·흡수에 시간이 걸리고 다양한 제품으로 가공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농진청 연구진은 고소애 탈지 분말에 효소를 처리해 단백질을 저분자 펩타이드와 아미노산으로 분해하는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물에 잘 녹고 체내 흡수율과 활용도가 높아져 음료, 단백질 파우더, 스틱형 제품, 메디푸드 등으로 확장하기 쉬워졌다는 설명이다.

 

출처=농촌진흥청

 

인체적용시험 결과도 제시됐다. 이번 시험은 50~75세 성인을 대상으로 한 이중맹검 위약 대조 방식으로 진행됐다. 총 98명을 모집했으며, 중도 포기자를 제외하고 약 86명이 시험을 완료했다. 이 가운데 고소애 가수분해물 섭취군은 44명이고, 나머지는 위약 대조군이었다. 섭취군은 12주 동안 하루 2g의 고소애 가수분해물을 섭취했다.

 

시험 결과 섭취군의 평균 악력은 21.4kg에서 26.8kg으로 5.4kg 증가했다. 이는 대조군의 악력 증가 폭과 비교하면 2.1배 높은 수준이다. 하체 근력 지표인 대퇴사두근 근력에서도 무릎을 펴는 신전근은 대조군 대비 7.7배, 굴곡근은 2.3배 높은 개선 폭을 보였다. 신체수행능력을 보는 ‘5번 의자 앉았다 일어서기’ 검사에서는 섭취군의 소요 시간이 7.38초에서 6.23초로 1.15초 줄었고, 감소 폭은 대조군 대비 5.2배 컸다.

 

다만 이 결과는 고소애 가수분해물이 질병을 치료하거나 근육량 감소를 직접적으로 치료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식약처가 인정한 기능성은 ‘노화로 인해 감소할 수 있는 근력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다. 브리핑에서도 농식품부는 시험 과정에서 일상 식이 섭취 수준을 분석한 결과, 단순한 단백질 보충 효과가 아니라 위약 대조군과 비교한 근력 개선 효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상용화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강원 춘천에는 지난 8일 곤충산업 거점단지가 준공됐다. 이곳은 연간 1000톤 규모의 곤충 원료 생산이 가능한 시설로, 고소애 원료를 건강기능식품, 음료, 단백질 파우더, 특수의료용도식품 등에 공급하는 기반이 될 예정이다. 브리핑에서 농식품부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실제 생산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환자식 52종 등 고소애를 활용한 소비자 맞춤형 메뉴 (출처=농촌진흥청) 

 

제품화도 준비되고 있다. 브리핑에 참석한 한미양행 측은 임상시험에서는 캡슐 형태로 진행했지만, 향후 분말 파우더와 정제, 환제, 액상 제품, 단백질 보충식품 등으로 제형을 다양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빠르면 올해 안에 상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섭취 시 주의사항도 있다. 전임상 및 임상시험 기간 동안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지만, 고소애는 갑각류 알레르기 항원과 교차 반응성이 있을 수 있어 관련 알레르기가 있는 소비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성과가 곤충이 일반식품을 넘어 기능성 원료로 도약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곤충 단백질이 단순 대체식품을 넘어 근력 유지, 메디푸드, 고령친화식품 등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가 향후 관건이다.

 
조중환 사진
조중환 기자  highest@wisdot.co.kr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