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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재활 필요 판정에도 5360명 대기…조기개입 ‘골든타임’ 놓칠라

▷대기아동 5개월 만에 40.2% 증가…절반 이상 3개월 넘게 기다려
▷신규 신청자 94.8% 적합 판정에도 전체 이용 규모는 사실상 제자리
▷전문가 “공적 조기개입 강화하고 바우처 지원 현실화해야”

입력 : 2026-09-07 15:52
발달재활 필요 판정에도 5360명 대기…조기개입 ‘골든타임’ 놓칠라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발달재활서비스가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고도 지원을 기다리는 장애 미등록 아동이 5개월 만에 4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아동의 절반 이상은 3개월 넘게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했고 1년 이상 기다린 아동도 127명에 달했다.

 

발달지연이나 장애가 예견되는 아동은 개입 시기가 이후 발달과 학습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서비스 대상자로 판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재활치료까지 신속하게 연결할 수 있도록 예산과 공급체계를 함께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개월 만에 1537명 증가…절반 이상 3개월 넘게 대기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장애 미등록 아동 가운데 발달재활서비스를 기다리는 대기아동은 올해 5월 기준 536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3823명보다 1537명, 40.2% 증가한 규모다.

 

대기아동은 2023년 6041명에서 2024년 4804명, 지난해 3823명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다시 증가하면서 5월 집계만으로 2024년 말 수준을 넘어섰다.

 

대기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올해 5월 기준 3개월 미만 대기아동은 2612명,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은 1709명이었다. 6개월 이상 12개월 미만은 912명, 12개월 이상은 127명으로 나타났다.

 

3개월 이상 기다린 아동은 모두 2748명으로 전체 대기아동의 51.3%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 40.5%보다 10.8%포인트 높아졌다. 6개월 이상 대기한 아동의 비중도 같은 기간 15.5%에서 19.4%로 확대됐다.

 

발달재활서비스는 성장기 장애아동의 인지·의사소통·감각·운동 기능 향상과 행동 발달을 지원하는 바우처 사업이다. 등록 장애아동뿐 아니라 장애가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시각·청각·언어·지적·자폐성·뇌병변 장애가 예견되는 9세 미만 아동은 전문의 소견과 검사자료 등을 제출해 신청할 수 있다.

 

◇조기개입 중요한데…판정과 실제 지원 사이 ‘간극’

 

발달재활서비스 대기가 다른 복지서비스 대기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아동의 성장 단계에 맞춰 제때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는 공동 보고서 ‘영유아 발달과 장애’에서 발달지연이나 장애가 있는 아동과 가족에게 적절한 조기개입과 지원이 제때 제공되지 않으면 아동의 발달 잠재력이 제한되고 가족과 사회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기개입은 단순히 치료 시작 시점을 앞당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언어와 운동, 인지, 사회적 상호작용 등 발달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시기에 아동의 상태를 파악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한다는 의미가 있다. 대기 기간이 길어질수록 제도가 아동을 조기에 발견하고도 정작 필요한 시기에 지원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6월까지 발달재활서비스를 새로 신청한 장애 미등록 아동 9998명 가운데 9480명인 94.8%가 ‘적합’ 판정을 받았다. 신규 신청자 대부분에게 서비스 필요성이 인정된 셈이다.

 

반면 전체 서비스 이용자는 지난해 5만6189명에서 올해 6월 5만6226명으로 37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4년 4만5393명에서 지난해 5만6189명으로 1만796명 증가했던 것과 대조된다.

 

신규 적합 판정 인원과 전체 이용자 증가 폭을 단순 비교해 미이용 아동 수를 산출할 수는 없다. 기존 이용자의 서비스 종료나 연령 초과 등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신규 수요가 계속 유입되고 있는데도 전체 이용 규모가 사실상 제자리에 머물렀다는 점은 현행 지원체계가 수요 증가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바우처뿐 아니라 공적 조기개입 체계 강화해야”

 

대기 문제를 해결하려면 바우처 예산 확대와 함께 제공기관과 전문인력 등 실제 서비스 공급 여건도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은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2024년 12월 발표한 ‘해외 발달지연 아동 조기개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 출생아 수 감소에도 발달지연·발달장애 아동이 증가하면서 공적 조기개입 제도의 공백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적 지원이 충분하지 않으면 가정이 민간 치료기관과 실손보험 등에 의존하게 되고 치료비 부담이나 보험금 지급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해외 주요국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의료·교육·복지제도를 통해 발달지연 아동의 조기개입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발달재활서비스 바우처 지원금 현실화 등을 포함해 공적 조기개입 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예산을 늘리더라도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할 기관과 전문인력이 부족하면 대기는 계속될 수 있다. 이에 대기아동의 지역·연령·필요 서비스별 현황을 세분화하고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 제공기관과 인력을 확충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서미화 의원은 “발달재활은 조기개입이 전부인데 대기 명단에 이름만 올린 채 흘려보낸 1년은 아이에게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라며 “대기자가 다시 급증했다는 것은 제도가 현장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고도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아이가 5360명”이라며 “판정이 곧 지원으로 이어지도록 예산을 확대해 장기 대기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으뜸 사진
류으뜸 기자  awesome@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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