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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15개월 만에 플러스…반도체·조선이 살린 8월 고용

▷고용보험 가입자 1,590만5천명…전년 대비 27만8천명 증가
▷제조업 2천명 늘며 증가 전환…반도체·조선·K푸드가 회복 견인
▷29세 이하 가입자 5만6천명 감소…청년 고용 부진은 여전히 지속

입력 : 2026-09-07 12:01
제조업 15개월 만에 플러스…반도체·조선이 살린 8월 고용 2026년 8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그래프=고용노동부)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8월 노동시장에서는 조선소와 반도체 장비업체, 식품 제조업체의 온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선박 수주와 건조 물량이 이어지면서 선박 및 보트 건조업은 45개월 연속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경기도 전자·통신 제조업과 기계장비, 의료정밀광학 제조업의 가입자 증가로 연결됐다. K-푸드 수출 확대도 식료품 제조업 고용을 떠받친 요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자동차와 화학, 섬유, 비금속광물 제조업의 분위기는 달랐다. 자동차 제조업은 지난 3월 감소 전환한 뒤 감소세를 이어갔고, 화학제품 제조업도 7개월 연속 줄었다. 건설업과 맞닿아 있는 비금속광물 제조업은 26개월 연속 감소했다. 제조업 전체 가입자는 15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섰지만, 회복의 폭은 아직 좁고 업종별 온도차는 뚜렷하다.

 

고용노동부가 7일 발표한 ‘2026년 8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90만5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7만8천명 증가했다. 증가율은 1.8%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8개월 연속 20만명 후반대 증가세를 유지했다. 서비스업이 전체 증가를 견인했고, 제조업은 2천명 증가하며 15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건설업은 7천명 감소해 37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감소 폭은 축소되는 흐름을 보였다.

 

◇ 제조업 증가 전환…반도체·조선이 만든 ‘얇은 회복’

 

이번 통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제조업이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384만7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천명 증가했다. 지난 14개월 동안 감소세를 이어오다 15개월 만에 증가 전환한 것이다.

 

다만 제조업이 전반적으로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증가를 이끈 업종은 비교적 제한적이었다. 기타운송장비, 전자·통신, 식료품, 기계장비 등이 늘었고, 비금속광물, 섬유, 화학제품, 자동차, 전기장비는 감소했다. 고용노동부는 제조업 증가 전환의 배경에 대해 반도체와 조선, 식품 수출이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기타운송장비는 조선업이, 전자·통신은 반도체가, 기계장비와 의료정밀광학은 반도체 관련 장비 수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기타운송장비 제조업은 제조업 중 가입자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선박 및 보트 건조업은 45개월 연속 증가했고 증가 폭도 확대됐다. 전자·통신 제조업은 기타운송장비 다음으로 증가 폭이 컸으며, 반도체가 전체 증가를 주도했다. 기계장비 제조업은 6월 증가 전환 이후 증가 폭이 확대됐고, 반도체 제조기계와 산업용 로봇 제조가 포함된 특수목적용 기계는 6개월 연속 증가했다.

 

반면 감소 업종의 부진은 길어지고 있다. 섬유제품 제조업은 2021년 9월부터 장기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화학제품 제조업은 올해 2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했다. 비금속광물 제조업은 2024년 7월부터 26개월 연속 줄었고, 제조업 감소 폭 중 가장 컸다. 이 업종은 유리제품과 시멘트·석회·플라스터를 포함해 건설업 경기와 연관성이 높다. 건설경기 부진이 제조업 일부 업종까지 눌러온 셈이다.

 

자동차 제조업도 부담 요인이다. 자동차 제조업은 올해 3월 감소 전환 이후 감소세를 지속했다. 8월에는 완성차 제조가 포함된 엔진 및 자동차 제조에서 주로 감소했고, 신품 부품 제조도 2개월 연속 줄었다. 제조업이 플러스로 돌아섰다고 해도 반도체·조선 중심의 회복이 자동차·화학·건설 연관 업종까지 확산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이유다.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 서비스업은 버팀목…정보통신업은 6개월 연속 감소

 

서비스업은 여전히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의 중심이다. 8월 서비스업 가입자는 1,116만4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만명 증가했다. 보건복지업에서 가장 크게 늘었고, 숙박음식, 사업서비스, 전문과학기술, 교육서비스업 등 대부분 산업에서 증가세가 이어졌다.

 

보건복지업은 가입자 규모와 증가 폭 모두 전 산업에서 가장 컸다. 비거주 복지시설이 포함된 사회복지서비스업 증가 폭은 확대됐다. 고령화와 돌봄 수요 확대가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다. 다만 보건업 증가 폭은 축소됐다. 보건복지 전체는 강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돌봄·복지와 의료 부문의 속도 차가 나타나는 셈이다.

 

숙박음식점업도 7개월째 5만명대 증가를 이어갔다. 음식·음료점업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지속됐고 숙박업 증가 폭도 확대됐다. 운수창고업은 육상·항공·수상운송이 모두 늘었고, 창고 및 운송 관련 서비스업의 증가 폭도 커졌다. 교육서비스업 역시 중등교육기관과 기타교육기관을 중심으로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서비스업 안에서도 약한 고리는 있다. 정보통신업 가입자는 6개월 연속 감소했고 감소 폭도 확대됐다.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이 포함된 출판업과 우편·통신업에서 감소 폭이 소폭 커졌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전환이 산업 전반의 화두가 되고 있지만, 정보통신업 고용보험 가입자 지표만 보면 고용 확대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도소매업도 8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증가 폭은 축소됐다. 소매업은 늘었지만 대형마트 부분 폐업 등의 영향으로 도매 및 상품중개업 감소가 확대됐다. 사업서비스업은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증가 폭이 줄었고, 임대업은 감소 전환했다. 서비스업이 전체 고용을 떠받치고 있지만, 세부 업종별로는 회복의 강도와 방향이 갈리고 있다.

 

◇ 청년은 여전히 감소…인구 줄어도 ‘질 좋은 진입로’ 부족

 

연령별 지표에서는 청년층 부진이 이어졌다.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는 30대, 40대, 50대, 60세 이상에서 증가했지만 29세 이하는 감소했다. 29세 이하 청년 가입자는 5만6천명 줄었다. 감소 폭은 축소되는 추세지만, 제조업과 정보통신업, 보건복지, 도소매업 등을 중심으로 감소가 계속됐다.

 

청년층 감소에는 인구 요인이 분명히 작용한다. 29세 이하 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14만4천명 줄었다. 그러나 인구 감소만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청년층이 주로 진입해야 할 제조업과 정보통신업 일부에서 가입자가 줄고, 기업 채용이 경력직·수시채용 중심으로 바뀌는 흐름이 겹치면 신규 진입자는 더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한다.

 

특히 이번 제조업 증가 전환이 청년 고용 개선으로 바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하다. 제조업 안에서도 60세 이상과 30대는 증가했지만, 29세 이하와 40대, 50대는 감소했다. 반도체·조선 등 일부 업종에서 고용이 늘어도 청년층 신규 채용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않으면 전체 청년 고용 부진은 쉽게 풀리기 어렵다.

 

40대 가입자가 2개월 연속 증가한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증가 폭은 크지 않다.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의 상당 부분은 60세 이상과 여성 가입자 증가가 떠받치고 있다. 성별로는 남성이 9만3천명, 여성이 18만5천명 늘었다. 돌봄·복지 등 서비스업 증가가 여성 고용보험 가입자 확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 구직급여 줄고 구인배수 상승…그래도 해석은 조심해야

 

8월에는 구직급여 지표도 개선됐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8만1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0명 감소했다. 도소매업, 공공행정, 보건복지 등에서는 증가했지만 건설업과 제조업에서 줄었다. 구직급여 지급자는 61만5천명으로 2만3천명 감소했고, 지급액은 1조84억원으로 245억원 줄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보다 고용 상황이 다소 나아지면서 지급액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고용24 구인·구직 지표도 일부 개선됐다. 8월 신규구인은 16만1천명으로 6천명 증가했다. 제조업, 보건복지, 사업서비스 등에서 주로 늘었다. 신규구직은 소폭 감소했고, 구직자 1명당 일자리 수를 뜻하는 구인배수는 0.46으로 전년 동월 0.44보다 높아졌다. 구인배수는 6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보였다.

 

다만 고용노동부도 통계 해석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고용보험 가입자 통계는 상시직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노무제공자, 일용근로자, 자영업자, 고용보험 미가입 취업자를 포함한 전체 노동시장 동향을 설명하지는 않는다. 고용24 구인·구직 통계 역시 고용24를 이용한 기업과 구직자만 반영한다. 특히 제조업과 보건복지업의 이용 비중이 높아 전체 구인 수요를 그대로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 플러스 전환보다 중요한 건 회복의 확산이다

 

8월 고용행정통계는 노동시장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신호를 담고 있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8개월 연속 20만명 후반대 증가세를 유지했고, 제조업은 15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구직급여 지급자와 지급액이 줄고, 고용24 구인배수가 오른 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번 통계의 핵심을 “제조업 회복”으로만 읽기에는 이르다. 제조업 증가는 반도체, 조선, 식품 등 일부 수출·투자 관련 업종에 집중됐다. 반대로 자동차, 화학, 섬유, 비금속광물, 전기장비는 여전히 감소했다. 특히 비금속광물과 금속가공처럼 건설업과 연결된 업종의 부진은 건설경기 침체가 제조업 중간재 산업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년 고용도 여전히 약하다. 전체 가입자가 늘어도 29세 이하가 줄고, 제조업 증가 전환 속에서도 청년층 제조업 가입자가 감소했다면 회복의 질은 제한적이다. 반도체와 조선이 고용시장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그 온기가 청년 신규 채용과 내수·전통 제조업까지 넓게 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관건은 증가 전환 자체가 아니라 확산 여부다. 일부 업종의 플러스가 자동차·화학·건설 연관 제조업으로 번지고, 서비스업 증가가 단기·저임금 일자리에 그치지 않으며, 청년층이 안정적인 첫 일자리로 진입할 수 있어야 노동시장 회복을 말할 수 있다. 8월 지표는 회복의 출발점일 수는 있지만, 아직 노동시장 전체가 고르게 따뜻해졌다는 증거는 아니다.

 
조중환 사진
조중환 기자  highest@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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