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탕 한 그릇에 하루치 나트륨 최대 5배…국물 남기면 65% 줄어
▷프랜차이즈 20개 제품 모두 하루 나트륨 기준치 초과…평균 열량도 976㎉
▷최근 5년여간 위해정보 552건, 10·20대가 70%…매장 40%는 알레르기 표시 없어
조사대상 마라탕 20개 제품 한 그릇의 내용량은 842 g ~ 1,945 g(평균 1,333 g)으로 제품별 최대 2.3배 차이가 났다. 내용량 조사결과(표=한국소비자원)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마라탕 한 그릇에 하루 섭취 기준치의 최대 5배가 넘는 나트륨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20개 제품 모두 나트륨 함량이 하루 기준치를 초과했고, 부 제품의 지방 함량은 95g으로 하루 기준치의 175.9%에 달했다.
마라탕은 소비자가 직접 재료를 선택한다는 점에서 비교적 균형 잡힌 식사로 인식되기 쉽다. 그러나 실제 영양성분은 어떤 재료를 고르는지만큼 육수와 소스, 국물 섭취량에 크게 좌우됐다. 최근 5년여간 접수된 마라탕 관련 위해정보 10건 중 약 8건이 속쓰림·복통·설사 등 소화기 이상이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한국소비자원은 국내 가맹점 수 상위 마라탕 프랜차이즈 20개 브랜드의 제품을 조사한 결과, 한 그릇당 나트륨 함량이 평균 5380㎎으로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하루 영양성분 기준치 2000㎎의 269%에 해당한다.
◇조사 제품 모두 하루 기준치 초과…최고 1만192㎎
조사 대상 제품의 나트륨 함량은 최소 3231㎎에서 최대 1만192㎎이었다. 나트륨이 가장 적은 제품도 하루 기준치의 161.6%였고, 가장 많은 제품은 509.6%에 달했다. 마라탕 한 끼만으로 하루 권장량을 훌쩍 넘기는 셈이다.
평균 열량은 976㎉로 하루 기준치의 48.8%였다. 제품별로는 472~1403㎉로 차이가 컸다. 평균 지방 함량은 49g으로 하루 기준치의 90.7%였으며, 일부 제품은 95g으로 기준치의 175.9%를 기록했다. 단백질은 평균 53g으로 하루 기준치에 가까웠지만 탄수화물은 평균 81g으로 25% 수준이었다.
내용량도 제품별로 최소 842g에서 최대 1945g까지 2.3배 차이가 났다. 평균 내용량은 1333g이었다. 같은 ‘한 그릇’이라도 실제 섭취하는 음식의 양과 열량, 나트륨 함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번 수치는 각 브랜드 매장에서 포장 주문한 제품 한 개를 전체 섭취하는 상황을 기준으로 측정했다. 소비자가 선택한 재료와 중량, 매장별 조리법, 소스 사용량에 따라 실제 영양성분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일부 제품은 판매 단위가 1~2인분으로 표시돼 있어 조사 결과를 일반적인 1인 섭취량으로 단순 해석하는 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모든 조사 제품이 하루 나트륨 기준치를 넘었다는 점은 개별 제품의 차이를 넘어 마라탕의 조리 방식 자체를 점검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소비자가 채소나 두부를 많이 담더라도 육수와 소스에 나트륨과 지방이 집중돼 있다면 재료 선택만으로 섭취량을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물 안 먹었더니 나트륨 4683㎎에서 1630㎎으로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국물을 남기는 것이다. 소비자원이 마라탕 한 제품을 대상으로 국물까지 먹었을 때와 건더기만 먹었을 때를 비교한 결과, 나트륨 섭취량은 4683㎎에서 1630㎎으로 65.2% 감소했다.
전체 섭취량도 1089g에서 541g으로 50.3% 줄었다. 탄수화물은 9.3%, 단백질은 20.4% 감소했다. 반면 지방은 재료에 붙어 있는 기름 등의 영향으로 33g에서 43g으로 오히려 늘었다. 국물을 남기는 것만으로 나트륨은 크게 낮출 수 있지만 지방 섭취까지 함께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재료 선택도 중요하다. 햄과 소시지 등 가공육은 기본적으로 나트륨 함량이 높은 데다 육수의 염분까지 더해질 수 있다. 기름에 튀긴 재료 역시 지방 섭취를 높이는 요인이다. 채소와 두부를 중심으로 적정량을 담고, 가공육과 튀김류는 줄이는 방식이 권고되는 이유다.
◇위해사례 70%가 10·20대…속쓰림·복통 가장 많아
마라탕의 자극적인 맛은 실제 소비자 위해정보에서도 확인됐다. 2021년부터 올해 5월까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마라탕 관련 위해정보는 총 552건이었다.
이 가운데 속쓰림과 복통 등이 358건으로 64.9%를 차지했다. 설사와 구토는 76건으로 13.8%였다. 두 유형을 합친 소화기계 이상은 434건으로 전체의 78.7%에 달했다. 알레르기와 가려움, 두드러기 등 피부 이상은 73건, 벌레나 머리카락 등 이물질 관련 신고는 18건이었다.
연령별로는 10대가 198건으로 35.9%, 20대가 190건으로 34.4%를 차지했다. 두 연령대를 합하면 전체의 70.3%다. 마라탕의 주요 소비층에 위해사례도 집중된 것이다. 특히 성장기에 자극적이고 짠 음식을 반복해서 섭취하는 식습관이 고착되면 장기적으로 영양 불균형과 만성질환 위험을 키울 수 있다.
다만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사례만으로 마라탕이 해당 증상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고 모두 단정할 수는 없다. 접수 건수는 소비자의 이용 빈도와 신고 성향에도 영향을 받는다. 그럼에도 소화기 이상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젊은 층에 집중됐다는 점은 섭취 빈도와 맵기, 국물 섭취량을 조절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매장 10곳 중 4곳 알레르기 안내 없어
영양성분뿐 아니라 알레르기 정보 제공에도 빈틈이 있었다. 마라탕에 흔히 사용되는 땅콩 소스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지만 조사 매장 20곳 가운데 8곳은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표시하거나 안내하지 않았다.
조사 제품 중 16개는 조리 과정에서 땅콩 소스를 사용했는데 이 가운데 4개 매장에는 관련 표시가 없었다. 나머지 4곳은 기본 조리에는 땅콩 소스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소비자 요청 시 첨가하면서도 안내하지 않았다.
현행법상 어린이 기호식품이 아닌 조리식품을 판매하는 일반 식품접객업소에는 알레르기 유발물질 표시 의무가 없다. 위법은 아니지만 소비자가 주문 전에 땅콩 사용 여부를 알기 어렵다는 안전 공백이 존재하는 셈이다. 특히 소스에 섞인 땅콩은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알레르기가 있는 소비자에게는 단순한 정보 부족을 넘어 사고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비자원은 프랜차이즈 사업자들에게 나트륨·지방 저감과 매장 내 알레르기 유발물질 표시 도입을 권고했다. 18개 사업자는 저감 계획을 회신했고, 표시가 없었던 8개 브랜드도 안내를 도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관련 부처에는 조리식품의 알레르기 정보 표시·안내 방안을 마련하도록 건의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는 ‘재료를 내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는 마라탕의 장점이 곧 건강한 한 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소비자의 선택만 강조해서도 해결하기 어렵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육수와 소스의 염도를 낮추고, 매장이 알레르기 정보를 명확히 안내해야 소비자가 실제로 안전한 선택을 할 수 있다. 당장은 재료를 적당량만 담고 국물을 남기는 것이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섭취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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