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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가액 시가 중심 풀렸지만…"상장폐지 소수주주 보호는 빈틈"

▷자본시장법 개정안 정무위 통과…황현영 연구위원, 주식매수청구권 사전지급제 제안
▷거래 필요성·주주가치 영향 투명 공시 필요…상장폐지 M&A 보호장치도 과제

입력 : 2026-06-18 15:30
합병가액 시가 중심 풀렸지만…"상장폐지 소수주주 보호는 빈틈" 17일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개최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M&A 제도 개선 방향' 심포지엄(사진=위즈경제)
 

[위즈경제] 이정원 기자 =상장사 합병 시 주가뿐 아니라 자산가치·수익가치 등을 함께 반영한 공정가액을 적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한 가운데, 국내 투자자 보호와 시장 공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상장폐지 시 소수주주 보호와 주식매수청구권 제도 보완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17일 열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M&A 제도 개선 방향' 심포지엄에서, '공정한 M&A를 통한 주주권익 보호: 자본시장법 개정의 주요 쟁점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황 연구위원은 "2012년부터 지금까지 상법 개정을 지켜봤는데, 2012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상법 회사편의 의미 있는 개정은 단 두 차례에 불과했다"며 "그만큼 바뀌기 어려운 법이 1년 사이 세 번이나 바뀌었고, 지금 시장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본시장법과 관련 시행령에서도 제도 변화가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합병에 대한 이사회 책임이 강화되고 비계열사 간 합병가액 산정이 자율화됐으며, 내부자 지분거래 사전공시제와 자기주식 관련 공시도 강화됐다.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요구해 온 주주총회 표결 결과 공개도 올해 처음 도입돼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 연구위원은 상장회사의 합병가액 산정제도가 안고 있던 주주보호의 한계를 짚고, 이번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과 개정 이후 합병 공정화를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그동안 상장회사 합병가액은 이사회 결의일이나 계약 체결일 중 빠른 날의 전날을 기준으로 한 시가 위주로 결정돼 왔는데, 경영진과 지배주주가 합병 시점을 사실상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황 연구위원은 “합병가액 산정에는 획일적인 정답이 없는 만큼, 이사회가 절차와 가액의 공정성을 적극적으로 소명해 주주들을 설득해야 한다”며 "거래가 왜 필요한지와 왜 해당 시점에 추진돼야 하는지, M&A가 주주가치에 미칠 긍정적·부정적 영향, 거래 추진 과정에서 예상되는 장애 요인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상장폐지를 위한 M&A 과정의 주주 보호도 추가 과제로 제시했다.

 

황 연구위원은 “자발적 상장폐지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전형적인 이해상충이 발생하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지배주주는 회사 경영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정보 비대칭을 활용해 공개매수 가격에 유리한 시점을 선택하거나 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소수주주는 상장폐지가 예정된 상황에서 폐지 이후 주식을 처분하기 어렵고, 유동성 저하와 주가 하락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지배주주가 현재 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개매수를 제시하더라도 매도에 응할 수밖에 없는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황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그는 이처럼 이해상충 가능성이 큰 자발적 상장폐지 과정에서는 소수주주 보호 장치가 필요하지만, 현행 규정에는 이를 충분히 뒷받침할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공개매수와 포괄적 주식교환 모두 상장폐지를 전제로 만들어진 제도가 아닌 만큼, 일반투자자 보호에 공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포괄적 주식교환은 지분 66.7%만으로도 소수주주를 축출할 수 있어, 지분 95% 이상을 요구하는 상법상 강제매수 제도와 비슷한 효과를 낸다. 다만 소액주주 보호 수준은 강제매수 제도에 미치지 못한다고 황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주식매수청구권 제도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황 연구위원은 “최근 5년과 올해 5월까지를 보면 우리나라 상장회사 합병의 93%가 소규모 합병”이라며 소규모 합병에서는 인수회사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어 상당수 주주가 권리 행사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급 방식과 관련해서는 “대법원까지 간 사건들을 보면 최소 537일에서 최대 3925일이 걸렸고, 삼성물산 사건은 2463일이 지난 뒤에야 매수대금을 지급받았다”며 “그동안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주주들의 투자금이 묶이고, 새로운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법으로 소규모 합병 판정 기준을 정비하고, 회사가 인정하는 금액을 우선 지급한 뒤 법원 판결에 따라 차액과 지연이자를 정산하는 사전지급제 도입을 제안했다.

 
이정원 사진
이정원 기자  nukcha45@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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