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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중앙그룹의 5개 계열사 회생신청, 대한민국 미디어 산업의 현주소인가?

입력 : 2026-06-17 14:00
[칼럼] 중앙그룹의 5개 계열사 회생신청, 대한민국 미디어 산업의 현주소인가? (사)한국기업회생협회 윤병운 회장.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최근 재계와 미디어 업계를 관통하는 가장 뜨거운 이슈는 단연 중앙그룹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입니다. JTBC를 필두로 중앙홀딩스,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 등 5개 계열사가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였습니다. '법정관리'로 불리는 기업회생을 지주사부터 핵심 계열사까지 동시에 신청한 것은 대한민국 미디어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사건입니다. 과연 ‘회생’은 이들에게 구원의 동아줄이 될 것인가, 아니면 거대한 변화의 신호탄일 것인지 

기업회생절차는 무엇이고 왜 기업회생을 선택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기업회생절차는 파산 과는 다릅니다. 많은 사람이 '회생절차'라는 단어에서 곧바로 '기업의 몰락'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이는 절반의 진실입니다. 기업회생절차(법인회생)는 재정적 어려움으로 파탄에 직면한 기업이 스스로 사업을 재건할 수 있도록 법원이 관리하는 제도입니다.

 

회생절차의 핵심 목적은 '계속기업가치'의 보존에 있습니다. 기업을 당장 청산하여 쪼개 파는 것보다, 사업을 계속 운영하여 벌어들인 수익으로 채무를 갚는 것이 채권자와 주주, 그리고 사회 전체에 더 이익이 된다고 판단될 때 법원이 개입합니다. 즉, 기업의 생존을 전제로 한 '응급 수술'이자 '재기 지원 프로그램'인 셈입니다.

 

법원은 회생절차를 통해 기업의 채무를 조정하고, 채권자들의 무분별한 강제집행을 금지하며, 경영진에게 경영 정상화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물론 그 대가로 경영권의 자율성은 크게 제한되며, 법원의 엄격한 감독 하에 회생계획안을 이행해야 하는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번 사태의 도화선은 지난 12일 JTBC의 206억 원 규모 유동화 차입금 상환 실패, 즉 '디폴트' 선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이번 회생 신청의 근본적인 배경에는 미디어 생태계의 구조적 변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광고 시장의 침체는 디지털 플랫폼과 OTT(넷플릭스, 티빙 등)의 급성장으로 인해 전통적인 TV 광고 시장은 과거의 영광을 잃었습니다. 수익 구조가 무너진 상황에서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되는 콘텐츠 제작은 기업의 재무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리고 미디어 기업은 대규모 자본을 선투입해야 하는 구조로 자본시장 경색이 장기화 되면서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차환이 불가능해졌고, 그룹 내 핵심 계열사들로 재무적 리스크가 빠르게 전이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앙그룹은 그간 사옥 매각 등 가능한 모든 자구책을 모색해왔습니다. 그러나 진행이 잘 안되었고 누적된 부채와 시장 상황 악화라는 이중고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법적 보호막 안에서 근본적인 재무 구조 개선을 꾀하는 길을 선택한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회생절차의 긍정적 사례를 살펴보면 과거 쌍용자동차나 다수의 중견기업들은 회생절차를 통해 규모를 줄이고 체질을 개선하여 시장에 성공적으로 복귀했습니다. 채무를 탕감받거나 상환 기한을 유예받고, 그 기간동안 신사업 발굴이나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하였습니다. 중앙그룹 역시 이번 기회를 통해 디지털 플랫폼과 OTT와 같은 뉴미디어를 발굴하고 환경에 맞는 '슬림한 경영 체제'를 구축한다면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고 백기사를 활용한 M&A나 회생기업에 지원하는 DIP투자를 통한 자금지원으로 재기의 발판을 만들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반면, 회생절차 자체가 '연명 수단'에 그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법원의 관리 하에서도 매출이 향상이 없어 적자가 누적되면 결국 폐지 결정을 받고 파산하게 됩니다. 과거 벽산건설은 한때 주택 브랜드 '벽산블루밍'으로 명성을 떨쳤던 대형 건설사였으나, 건설 경기 침체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몰락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2012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며 기사회생을 노렸습니다. 수차례에 걸쳐 회생계획안을 수정하며 자구 노력을 기울였고, M&A를 통해 새 주인을 찾으려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수차례 진행된 매각 작업이 번번이 불발되었습니다. 건설업황 악화로 인해 기업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결국 2014년 법원은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습니다. 이후 파산 선고를 받고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회생계획 수행 불능'이 파산으로 직결된 전형적인 사례하고 할 수 있습니다. 중앙홀딩스 또한 앞서 언급하였듯이 디지털 플랫폼과 OTT(넷플릭스, 티빙, 유튜브 등)의 급성장에 대한 대응이 미비하였고 2026년 월드컵중계권에 과도한 지출이 있었듯 과거에 얽매인 경영적 판단이 지속된다면 이 또한 회생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파산의 길로 가게 될 것입니다.

 

중앙그룹의 이번 행보는 단순히 한 기업의 위기가 아니라, 대한민국 미디어 산업 전체가 직면한 '생존 모델'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콘텐츠 제작 비용은 치솟는데 수익은 플랫폼 대기업들로 쏠리는 현상 속에서, 전통적인 방송사나 제작사들이 더 이상 기존 방식으로는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온 것입니다.

 

법원은 이번 사건을 통해 중앙그룹이 가진 '계속기업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엄밀히 따져볼 것입니다. 그 결과에 따라 중앙그룹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거나, 혹은 거대한 미디어 구조조정의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 미디어 산업이 얼마나 취약한 기반 위에 있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처절한 체질 개선이 필요한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회생 신청은 중앙그룹에게는 가장 아픈 결단이자, 대한민국 미디어 산업이 한 단계 진화해야 한다는 시대적 경고등이 아닐까 생각해 보며 앞으로 펼쳐질 법원의 심리와 중앙그룹의 회생계획안 이행 과정은, 우리 모두가 지켜봐야 할 미디어 산업의 거대한 실험대가 될 것입니다.

 

기업회생절차는 기업의 생존을 위한 마지막 수단입니다. 중앙그룹의 이번 결정이 단순한 시간 벌기가 아니라,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어떻게 다시 경쟁력을 찾을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외부 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류으뜸 사진
류으뜸 기자  awesome@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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