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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다트] 대한항공,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증권가 “관건은 2분기 수익 방어”

▷부채화한 비용 변수에도 여객·화물 동반 호조로 영업이익 47% 증가
▷고유가·고환율 본격 반영 앞두고 시장은 장거리 노선 경쟁력에 주목

입력 : 2026-04-14 10:48
[증시다트] 대한항공,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증권가 “관건은 2분기 수익 방어” 출처=대한항공 SNS 갈무리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대한항공이 13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잠정실적(별도 기준)에 따르면 매출은 4조5151억원, 영업이익은 5169억원, 당기순이익은 242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47%, 당기순이익은 26% 늘었다. 회사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여객 사업은 2월 설 연휴 수요와 유럽·주요 환승 노선 호조에 힘입어 2조6131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화물 사업도 고정 물량 계약 확대와 미주 노선 수요 강세를 바탕으로 1조90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같은 회사 발표 직후 나온 14일 증권가 리포트들은 대한항공의 1분기 실적을 일제히 ‘서프라이즈’로 평가했다. 한화투자증권, 하나증권, 유안타증권, 미래에셋증권은 공통적으로 여객과 화물, 항공우주 부문이 고르게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봤다. 다만 시선은 이미 2분기 이후로 옮겨가 있다. 1분기 숫자는 강했지만, 고유가와 고환율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구간에서 대한항공이 얼마나 수익성을 지켜낼 수 있느냐가 다음 변수라는 진단이다.

 

◇ 장거리 여객·화물이 만든 ‘깜짝 실적’

 

증권사들이 가장 높게 평가한 부분은 장거리 노선의 힘이다. 한화투자증권은 대한항공의 1분기 별도 영업이익이 5169억원으로 자사 추정치를 크게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국제선 운임이 128원 수준으로 견조했고, 탑승률은 88.5%로 만석에 가까운 수준을 기록했다고 짚었다. 일본 등 단거리 수요도 나쁘지 않았지만, 미주 상용 수요 회복과 중동계 항공사 공급 공백에 따른 유럽 노선 대체 수요가 동시에 유입되며 실적을 밀어 올렸다는 해석이다.

 

하나증권도 비슷한 시각을 내놨다. 1분기 국제선 여객은 일본·중국 노선 수요 호조와 중동 분쟁에 따른 환승 수요 흡수로 동남아를 제외한 전 노선 매출이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국제선 ASK는 전년과 비슷했지만 RPK가 늘면서 탑승률이 88.5%까지 올라섰고, 여객 운임도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화물 역시 공급·수송량 증가와 함께 운임이 올라 1조원대 매출을 유지했다. 항공우주 부문도 전자전기 매출 인식과 방산 관련 매출 확대로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안타증권은 여기에 AI 인프라 관련 고부가 화물 수요를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반도체, 서버 관련 수요가 이어지면서 화물 부문이 비수기에도 버팀목 역할을 했고, 원화 약세와 비용 증가에도 전 사업부문의 고른 성장으로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고 봤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장거리 노선과 화물 부문의 호조가 당초 예상을 넘어섰다고 평가하며, 최근 유가 상승 국면에서도 연료비가 전년 대비 감소한 점은 신기재 도입에 따른 연비 개선 효과로 해석했다.

 

◇ 2분기부터는 비용 부담과 방어력이 핵심

 

다만 대한항공이 스스로 밝힌 2분기 전망은 다소 신중하다. 회사는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고유가·고환율 영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한국발 수요 정체에 대비해 해외 출발 및 환승 수요 유치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화물 부문 역시 시즌성 물량 선점과 AI, K-뷰티 등 성장 산업 수요 확보를 통해 수익성을 지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최근 국제 유가 상승에 대응해 4월부터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했다는 점도 함께 밝혔다.

 

증권가도 이 대목을 가장 큰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하나증권은 항공유 가격이 전쟁 이전보다 크게 오른 데다 2분기 매출로 인식될 항공권 상당수가 이미 3월 이전 발권된 물량일 가능성이 높아, 운임 인상 효과보다 비용 상승 압력이 먼저 드러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연결·별도 기준 모두 적자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유류 단가 인상과 환율 상승에 따른 영업손익 충격이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4월 유류할증료 인상을 앞두고 3월까지 선발권 수요가 몰린 점, 그리고 중동계 항공사 공급 공백에 따른 대체 수요가 2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긍정 요인으로 꼽았다. 환과 유류 관련 헤지 운용이 순이익 변동성을 일부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유안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단기 이익 눈높이는 낮춰야 한다고 보면서도, 대한항공의 방어력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장거리 노선 비중이 높아 중동발 공급 공백의 반사이익을 받을 수 있고, 프리미엄 수요 기반이 있어 유류할증료 인상분을 운임에 전가하기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또 화물과 외화 매출 비중이 높아 원화 약세에 따른 비용 부담을 일부 상쇄할 여지도 있다고 봤다.

 

종합분석하면, 이번 대한항공 실적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단순히 “1분기 잘 나왔다”에서 멈추지 않는다. 회사가 발표한 잠정실적은 분명 역대 1분기 최대 매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고, 증권가 역시 장거리 여객과 화물, 항공우주를 중심으로 사업 체력이 확인됐다고 보고 있다. 다만 2분기부터는 고유가·고환율이 실적에 본격 반영되는 만큼, 대한항공의 진짜 경쟁력은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 방어에서 판가름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앞으로의 주가 흐름은 1분기 서프라이즈 그 자체보다, 비용 충격을 얼마나 흡수하면서도 장거리 노선 경쟁력과 화물 수익성을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이번 리포트들의 공통된 결론이다.

 
조중환 사진
조중환 기자  highest@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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