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흑해곡물협정 중단... "전쟁 초기 수준 가격 급등 없을 것"
▷ 흑해곡물협정 중단한 러시아,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 폭격
▷ 국제 곡물 시장 불안성 증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감내할 여력 있어"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위즈경제] 김영진 기자 = 지난 7월 17일, 러시아는 흑해곡물협정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2022년부터 시작된 흑해곡물협정이 3차례의 연장 끝에 중단된 겁니다. 우크라이나의 생명줄이라고 할 수 있는 흑해의 곡물 수출 항로를 막아, 우크라이나를 경제적으로 압박하려는 러시아의 의도가 엿보이는데요.
러시아 측은 국영 농업은행의 국제 결제망(SWIFT) 승인, 러시아 암모니아 수송관의 우크라이나 구간 재개통 등의 요구안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이러한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져야 즉각 협정에 복귀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주요 항구 도시를 오데사를 폭격해, 6만 톤 가량의 곡물을 잃게 만들었습니다. 6만 톤의 곡물은 1년에 27만 명을 먹일 수 있는 엄청난 양입니다.
러시아의 만행에 프란체스코 교황이 나섰습니다. 지난 7월 30일, 교황은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에 시급히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곡식은 인류를 먹여 살리기 위해 하느님이 주신 선물, 굶주린 수백만 인류의 하늘을 향한 외침”(“because grain is a gift from him to feed humanity, and the cry of the millions of hungry brothers and sisters goes up to heaven”)이라며,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중단이 “하느님에게 심각한 모욕을 주는 것”(“And this is a serious offense to God”)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프란체스코 교황 曰 “흑해곡물협정이 재개되어 곡물이 안전하게 운송될
수 있도록 러시아 당국에게 호소한다”(“I appeal to my brothers, the authorities
of the Russian Federation, so that the Black Sea initiative may be resumed, and
grain may be transported safely”)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중단은 세계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큰 우려로 부상했습니다.
국제 곡물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물론 기후변화로 인한 주 생산지의 가뭄으로 인해
급등했는데, 흑해곡물협정이 치솟은 가격을 안정화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시카고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톤당 500달러까지
상승했던 밀 가격이 흑해곡물협정의 영향으로 다시 200달러 대로 되돌아온 바 있습니다.
흑해곡물협정의 중단이 국제 곡물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낙관적인 분석도 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원의 ‘흑해곡물협정 중단이 곡물 수급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량이 감소하더라도 그 주변국인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의 곡물 수출량이 증가해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외에도, 우크라이나가 흑해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다뉴브강을 통한 루마니아로의 우회 수출 경로를 마련하는 등 국제
곡물 시장의 불안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흑해곡물협정 중단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우리나라는 이전부터 밀, 옥수수를 대부분 흑해 지역의 국가로부터 수입했습니다. 특히, 식용 옥수수의 절반을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동유럽으로부터 도입하고 있어 의존도가 높습니다.
한국농촌경제원은 “2023년 상반기 식용 옥수수 수입량의 절반 이상이
우크라이나산으로 우회 수출경로를 통해 국내에 도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한 바 있는데요.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의 중단이라는 악재를 세계 곡물 시장이 버텨냈듯, 우리나라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흑해곡물협정 중단 이슈가 곡물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킨 측면이 있으나, 국제 곡물 시장에 협정 중단 우려가 이미 수개월 전부터 반영됐던 점,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복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 주요 곡물 수출국의 생산량 증가 전망 등 긍정적 요소도 존재하므로 전쟁 초기 수준의 가격 급등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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