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부른 괴롭힘..."승선근무예비역 권익보호 정책 수립돼야"
▷업체 배정 후 편입취소자 최근 5년간 4배 이상 증가
▷"근로 여건 등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 원인"
▷병역의무 이행과 근로 이행 조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 필요해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지난 2018년 페르시아만을 항해 중이던 선박에서 승선 중무 중이던 20대가 목숨을 끊었습니다. 군 목무 대신 배에 오른 '승선근무 예미역'이었습니다. 같은 해, 사우디아라비아 해역에서도 승선 예비역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들 모두 복무 중 폭언 및 폭행으로 극심한 심리 불안을 호소한 사례였습니다.
하지만 승선근무예비역은 병역의무를 지고 있다는 신분상 제약으로 인해 괴롭힘 등 열악한 근로 환경에 적절한 대응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에 승선근무예비역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이들의 권익보호가 선결되는 방향으로 관련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18일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표한 '승선근무예비역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보면, 업체 배정 후 편입을 취소하는 편입취소자는 최근 5년 간 2018년 70명에서 2022년 301명으로 그 수가 4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는 같은 산업지원인력으로 분류되는 전문연구, 산업기능 요원과 비교해도 증가폭은 확연한 차이가 납니다.전문연구요원은 2018년 24명에서 올해 8월까지 42명(1.75배), 산업기능요원은 2018년 1661명에서 올해 8월까지 1111명(0.66배)으로 집계됐습니다.
보고서는 "역 복무 도중에 자의에 의한 편입 취소를 선택한 자세한 원인은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이들이 편입 전 생각했던 승선근무예비역 복무의 메리트나 근로 여건 등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편입취소자의 지속적 증가는 전시 등 국가 비상시 해양 안보 수호를 위한 해양 인력 수급에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평시 해양안보 인력자원 양성의 중요성을 인식한 미국의 경우 상선사관학교를 설치해 평시에 산선에 복무하고 유사시 군을 보조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해운업계는 인력 부족을 이유로 승선근무 예비역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췄습니다. 이 제도가 폐지되면 해운업과 연관 산업을 지탱하는 해기사 수급이 단절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일각에서는 편입취소자 증가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입니다.
보고서는 승선근무예비역 권익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병역의무 이행과 근로 이행이라는 두 역할이 현실적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승선근무예비역 인원배정 절차, 직장 이동의 자율성 제고 등 제도적 개선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현행 인원배정제도에서는 해운업체로 하여금 승선근무예비역이 결국 우리 회사로 올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을 갖게 해 근로환경 개선에 소홀할 우려가 된다”며 “업체별 승선근무예비역 TO를 확대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하여 업계 내 근로조건 개선 경쟁을 촉진할 필요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승선근무예비역에 복무 중에도 보다 좋은 근로 조건이나 근무 환경을 찾아 이동할 수 있도록 승선근무예비역의 해운업체 간 이동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승선근무예비역의 근로조건 개선·인권침해 방지의 1차적 책임은 해운업체에 있지만, 승선근무예비역 역시 일반 군장병처럼 병역의무를 이행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정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므로 이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승선근무예비역은 항해사·기관사 자격을 가진 병역의무자가 병무청이 인원 배정한 해운업·수산업 분야의 업체에서 근로계약에 의한 근로자 신분으로 일정기간 동안 승선근무하여 병역의무를 대신하는 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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