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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에 엇갈린 평가…“중요한 진전” vs “응급거주 빠져”

▷정부, 주간활동서비스 2030년 3만명까지 확대…24시간 돌봄 주말 지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국가 책임 넓힌 의미 있는 진전”
▷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 “보호자 사망 때 즉시 입소할 공공 거주시설 없어”

입력 : 2026-09-10 13:00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에 엇갈린 평가…“중요한 진전” vs “응급거주 빠져”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 책임제 추진방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정부가 발달장애인 돌봄을 가족의 몫에서 국가와 사회의 책임으로 전환하는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를 내놨지만 부모단체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발달장애인의 주간활동과 24시간 돌봄, 자립 지원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는 평가가 나온 반면, 보호자가 갑자기 사망하거나 돌볼 수 없게 됐을 때 당사자가 즉시 머물 수 있는 공공 거주시설과 입소 절차가 빠졌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10일 보건복지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일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생애주기별 돌봄과 자립·사회참여, 지역사회 지원체계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정부에 따르면 국내 발달장애인은 지난해 말 기준 약 28만8000명으로 전체 장애인의 11%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성인이 약 20만명으로 69.5%에 달해 부모 고령화에 따른 돌봄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간활동 3만명으로 확대…24시간 돌봄 주말에도 제공

 

정부는 성인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대상을 올해 1만5000명에서 내년 2만명, 2030년 3만명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학령기 발달장애인을 위한 방과후활동서비스 대상은 올해 1만1500명에서 내년 1만3000명으로 늘린다.

 

돌봄 필요가 큰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 대상도 올해 2340명에서 내년 2760명으로 확대한다. 보호자 부재에 대비해 현재 평일에만 운영하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일대일 지원을 주말까지 넓힐 계획이다.

 

부모의 고령화 등으로 가정 내 돌봄을 계속하기 어려운 장애인을 위해 주거·일자리·활동지원을 연결하는 지역사회 자립지원 시범사업도 내년 3월 본사업으로 전환한다. 내년에는 모든 광역지방정부, 2030년에는 모든 기초지방정부가 참여하도록 지원 지역을 확대한다.

 

장애아 가족 양육지원 이용시간은 연간 1200시간에서 내년 1320시간으로 늘리고, 발달재활서비스 대상자는 11만명에서 11만6000명으로 확대한다. 전국 16개 시·도에는 지역장애아동지원센터를 새로 설치한다.

 

◇“오랜 요구에 정부가 답해”…실질적 국가 책임 확대 기대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이날 논평을 통해 정부가 돌봄의 책임을 개인과 가족에서 국가와 사회로 옮기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모연대는 돌봄의 범위를 단순한 보호와 서비스 제공에 한정하지 않고 주거와 일자리, 의사결정, 사회참여 등 삶의 전반으로 넓힌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부모가 사망하는 등 가족의 돌봄을 받을 수 없을 때 자립과 생활을 지원하고, 최중증 발달장애인에게 주거와 24시간 돌봄을 함께 제공하겠다고 밝힌 것도 주요 진전으로 꼽았다.

 

부모연대는 “이번 추진방안은 국가의 책임을 한층 더 넓고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다만 지원 인원만 늘려서는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주간활동서비스의 지역별 대기 문제를 해소하고 최중증 통합돌봄에 필요한 인력과 적정한 서비스 단가, 안정적인 제공기관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연대는 “국가책임제의 성패는 사업의 숫자가 얼마나 늘어났는지가 아니라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삶이 실제로 얼마나 달라지는가로 평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며칠간 긴급돌봄으로는 부족”…공공 응급거주 요구

 

반면 사단법인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는 정부 대책이 보호자 사망 이후 발생하는 장기적인 거주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현재 긴급돌봄서비스는 한 차례 최대 7일, 연간 30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부모회는 보호자가 사망했을 때 며칠간 긴급돌봄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서비스 종료 후 중장기 거주로 이어지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보호자가 갑자기 사망하거나 돌봄이 불가능해졌을 때 발달장애인이 즉시 들어가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권역별 공공 응급거주 시설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입소 과정에서 남은 가족에게 돌봄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하도록 하는 행정 절차도 문제로 지적했다. 위기가 발생하면 공공기관이 먼저 당사자를 보호한 뒤 필요한 서류와 입소 절차를 처리하는 ‘선 보호·입소, 후 행정절차’ 원칙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부모회는 “부모가 없어도 장애 당사자가 국가의 보호 아래 즉시 안전하게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거주 안전망이어야 한다”며 공공 응급거주 시설 상시 확보와 위기 입소 패스트트랙 구축, 가족의 돌봄 불능 입증 의무 폐지를 촉구했다.

 

정부 대책은 주간활동과 자립, 최중증 돌봄의 지원 대상을 넓혔다는 점에서 기존 제도보다 진전됐다. 그러나 보호자가 갑자기 사라진 위기 상황에서 누가 당사자를 즉시 보호하고 장기 거주까지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절차는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국가책임제가 실제 가족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지원 인원 확대와 함께 위기 발생 순간부터 작동하는 주거 안전망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류으뜸 사진
류으뜸 기자  awesome@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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