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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상장 법으로 막는다지만…“주주 보호 넘어 IPO 시장 위축 우려”

▷자회사 상장하려면 모회사 주총 특별결의 거쳐야
▷공모주 50% 이상 모회사 주주에게 우선·할인 배정
▷업계 “기업 사정 고려하지 않으면 정상 상장도 위축”

입력 : 2026-09-09 14:25
중복상장 법으로 막는다지만…“주주 보호 넘어 IPO 시장 위축 우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국회 소통관에서 2027년도 예산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알짜 자회사를 따로 떼어 상장하면서 기존 모회사 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히는 '쪼개기 상장'을 법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상장 시 기존 주주에게 새 주식의 절반 이상을 먼저 나눠주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일반주주 보호와 제도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모든 자회사 상장에 주주총회 특별결의와 공모주 우선 배정을 의무화하면 가뜩이나 위축된 기업공개(IPO)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복상장 예외 허용 기준과 모회사 주주 보호 방안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종속·계열회사의 매출이 모회사 매출의 25% 미만이고, 임원 겸직 비율이 3분의 1 미만인 경우 등 실질적인 독립 경영이 가능한 자회사에 한해 중복상장을 허용하도록 했다. 한국거래소의 정성적 판단에 의존했던 예외 기준을 수치로 구체화해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모회사 주주 동의 절차도 대폭 강화된다. 자회사를 상장하려면 모회사 주총에서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하는 특별결의를 거쳐야 한다. 또한 모회사 주주의 경제적 손실을 보상하기 위해 신규 상장회사 공모주식의 50% 이상을 기존 모회사 주주에게 우선 또는 할인 배정하는 방안도 명시됐다.

 

◇금융투자업계 “획일적 기준이 또 다른 규제 될 수도”

 

금융투자업계는 중복상장 예외 기준을 법률로 명확히 하는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획일적인 수치 기준이 또 다른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IB) 관계자는 “기업이 자회사의 상장 가능성을 사전에 판단하기 어려웠던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매출 비중만으로 자회사의 독립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첨단산업이나 신사업처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는 수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상장 필요성을 별도로 입증할 수 있는 보완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규 상장회사의 공모주식 50% 이상을 기존 모회사 주주에게 우선 또는 할인 배정하도록 한 조항도 쟁점으로 꼽힌다. 중복상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회사 주주의 손실을 보상한다는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이를 모든 기업에 일률적으로 적용하면 일반청약과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이 줄어 공모 흥행과 적정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모회사 주주에게 자회사 성장의 성과를 공유하도록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며 “다만 공모주 절반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정하면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 활용할 수 있는 물량이 줄어들고, 기업마다 다른 주주 구성이나 공모 규모를 반영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주주 보호하되 정상적인 자금조달에는 길 열어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일반주주 보호를 강화하더라도 정상적인 자금조달을 위한 자회사 상장까지 과도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자회사를 상장하려는 기업은 모회사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하고, 공모주식의 50% 이상을 기존 모회사 주주에게 우선 또는 할인 배정해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상장 절차가 복잡해지고 공모 물량을 구성하는 데도 제약이 커질 수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주주에게 유리한 쪼개기 상장은 제한해야 하지만, 모든 자회사 상장을 같은 방식으로 규제하면 신사업 투자나 사업 전문화를 위해 자금이 필요한 기업까지 상장을 포기할 수 있다”며 “주주 보호 방안을 충분히 마련한 기업에는 상장 목적과 사업 특성을 고려해 예외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달 발간한 금융브리프 ‘모자회사 중복상장 규제 도입 및 과제’를 통해 구조조정과 사업 전문화, 위험성이 높은 신사업의 분리 등 자회사 상장의 목적이 다양한 만큼 개별 심사에서 상장의 정당성을 유연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류으뜸 사진
류으뜸 기자  awesome@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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