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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나눠 가지라”는 처우 개선비, 교사에게 책임 떠넘긴 제도

입력 : 2026-05-29 09:00
[기자수첩] “나눠 가지라”는 처우 개선비, 교사에게 책임 떠넘긴 제도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방과후 교사가 5명인데 지원금은 3명에게만 나왔다. 원장은 받은 교사들에게 나머지 교사와 나눠 가지라고 했다.”

 

기자가 최근 한 사립유치원 교사에게 들은 말이다. 교사 처우를 개선하겠다며 지급된 공적 지원금이 현장에서는 동료 간 눈치와 부담으로 바뀌었다는 증언이었다. 지원금은 교사 개인 계좌로 들어갔지만, 정작 그 돈을 온전히 받을 권리는 흔들렸다고 했다.

 

사립유치원 교원 기본급보조금은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교육지원청이 교원 개인 급여통장으로 직접 이체하는 이유도 분명하다. 유치원 운영자에게 돈이 흘러가거나 임의로 조정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그런데 원장이 특정 교사에게 지급된 돈을 다른 교사와 나누라고 했다면, 이는 제도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일이다.

 

이를 단순한 ‘나눔’이나 ‘현장 관행’으로 볼 수 없다. 사립유치원 교사는 재계약과 평판 조회에 취약하다. 원장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렵다. 받은 교사는 동료의 시선을 의식해야 한다. 받지 못한 교사는 박탈감을 느낀다. 결국 예산과 제도 설계의 책임이 교사들 사이의 갈등으로 전가된다.

 

한유총의 지적처럼 일부 교사에게만 지원금이 지급되는 구조도 문제다. 방과후 교사가 여러 명인데 유치원당 지원 인원이 제한되면 원장은 지원 대상을 골라 신청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지원 대상 선정은 투명하기 어렵다. 지원받은 교사와 받지 못한 교사 사이의 갈등은 예고된 결과다.

 

교육청은 “해당 유치원의 지급 방식은 지침상 문제”라고 했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명확하다. 실제 현장에서 그런 일이 있었는지 확인했는가. 지원금이 누구에게 지급됐고, 이후 반환이나 분배 압박이 있었는지 점검했는가. 계약서와 명단만으로는 부족하다. 서류상 문제가 없다는 말은 현장의 압박을 설명하지 못한다.

 

예산 부족은 현실이다. 경기처럼 교원 수가 많은 지역은 전원 지원에 상당한 재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불투명한 선별 지급을 방치할 수는 없다. 적게 주더라도 기준은 공개돼야 한다.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면 대상과 시기, 재원 계획을 숫자로 밝혀야 한다.

 

교사 처우 개선비는 원장의 재량금이 아니다. 동료끼리 알아서 나눌 돈도 아니다. 교육당국이 교사에게 온전히 전달해야 할 공적 지원금이다. 처우 개선을 위한 돈이 교사를 더 불안하게 만든다면 제도는 이미 목적을 잃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현장의 선의가 아니라 투명한 기준과 책임 있는 감독이다.

 
류으뜸 사진
류으뜸 기자  awesome@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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