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금융권력, 핀플루언서의 두 얼굴] ④규제는 왜 SNS를 따라가지 못하나
▷ ‘개인 의견’이라는 방패 뒤의 책임 공백
▷ 영향력은 커졌지만, 감독은 여전히 사후적
유사투자자문업자 불법·불건전 적발 현황(자료=금융감독원)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최근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핀플루언서(Finfluencer)’가 금융시장 내 새로운 영향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주식·가상자산·부동산·절세 정보까지 아우르는 이들의 콘텐츠는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소비를 기록하며 전통 금융권의 정보 전달 구조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본 기획은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026년 2월 발간한 보고서 ‘소셜미디어 금융 권력 ‘핀플루언서’의 명과 암’을 토대로, 핀플루언서 현상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그 구조적 의미와 제도적 과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단순 트렌드 분석이 아닌 ‘금융 권력의 이동’이라는 관점에서 이 현상을 재해석한다. [편집자주]
◇ ‘개인 의견’이라는 방패
핀플루언서 논란이 반복될 때마다 등장하는 문장이 있다.
“본 영상은 투자 권유가 아닌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이 한 줄은 법적 책임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전통 금융투자업자는 투자 자문을 제공하기 위해 등록·인가 절차를 거쳐야 하고, 이해상충 방지 의무와 공시 의무를 부담한다. 반면 핀플루언서는 ‘정보 제공’이라는 명목 아래 사실상 유사 자문 행위를 수행하면서도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자본시장법은 미등록 투자 자문이나 부정 거래를 처벌하고 있지만, 대부분 사후적 제재에 그친다. 시세조종이나 거짓·과장 광고가 적발된 이후에야 법이 작동한다. 실시간 확산 구조를 전제로 설계된 법체계는 아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SNS 기반 금융 정보는 ‘사적 영역’과 ‘공적 영향력’ 사이에 위치한다. 개인이 발언하지만, 시장은 집단적으로 반응한다. 이 영향력은 공적 성격을 띠지만, 책임은 사적 영역에 머문다. 결국 ‘개인 의견’이라는 표현은 방패가 된다. 영향력은 사회적이고, 책임은 개인적이라는 비대칭 구조가 형성된다.
◇ 글로벌은 왜 먼저 움직였나
보고서는 영국, 미국, 프랑스 등 주요국이 핀플루언서를 제도권 안으로 편입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영국은 금융행위감독청(FCA)의 사전 승인을 받지 않은 금융상품 홍보에 대해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대 2년 징역형과 무제한 벌금형까지 부과할 수 있다. 미국은 금융산업규제청(FINRA)과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소셜미디어 금융 광고에 대한 명시 의무와 금지 행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프랑스는 핀플루언서 자격시험 제도를 도입해 일정 기준을 통과한 경우에만 금융 관련 홍보를 허용한다.
공통점은 명확하다. 영향력을 가진 자는 최소한의 자격과 공시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반면 국내는 여전히 포괄적 규정에 의존한다. ‘부정 거래 행위’나 ‘미등록 투자 자문’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사후 판단하는 구조다. 구체적 가이드라인과 인증 체계는 아직 정교하게 마련되지 않았다. 그 사이 핀플루언서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제도는 선형적으로 움직이지만, 플랫폼은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된다.
◇ 플랫폼은 중립인가, 참여자인가
또 하나의 쟁점은 플랫폼의 역할이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은 단순한 공간 제공자일까. 아니면 금융 정보 유통 구조의 핵심 인프라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플랫폼은 위험한 금융 광고를 금지하거나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자율 규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는 가이드라인 수준에 머문다. 알고리즘의 작동 원리는 여전히 ‘반응’ 중심이다.
플랫폼은 중립을 주장한다. 그러나 추천 알고리즘은 중립적이지 않다. 특정 키워드, 높은 반응, 강한 확신형 콘텐츠는 더 많이 노출된다. 그 결과 정보의 질이 아니라 정보의 자극성이 경쟁력을 갖는다.
여기서 책임은 분산된다. 콘텐츠 제작자는 “플랫폼이 추천했다”고 말하고, 플랫폼은 “이용자 반응에 따른 결과”라고 말한다. 그러나 투자자는 그 사이에서 실제 손실을 떠안는다. 제도는 아직 이 삼각 구조를 명확히 규정하지 못하고 있다.
◇ 등록제인가, 인증제인가, 방치인가
핀플루언서를 제도권 안으로 편입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다. 등록 의무를 부과하는 방식, 자격시험 기반 인증제를 도입하는 방식, 일정 규모 이상의 유료 회원 보유 시 신고 의무를 부과하는 방식 등이다.
보고서는 인증 프로그램 도입과 윤리 강령 마련, 이해상충 공시 의무 강화 등을 제안한다. 특히 보유 종목 추천 금지, 경제적 대가 수수 여부 명시 의무화, 표준 공시 가이드라인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제도 설계는 단순하지 않다. 과도한 규제는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을 불러올 수 있고, 느슨한 규제는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핵심은 ‘영향력에 비례한 책임’이라는 원칙을 어떻게 제도화하느냐에 있다.
지금까지의 정책 논의는 주로 불법 사례 단속에 집중됐다. 그러나 구조적 문제는 ‘합법의 경계 안에서 반복되는 위험’에 있다. 합법과 불법 사이의 회색 지대가 넓을수록, 피해는 반복된다.
핀플루언서 문제를 단순히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 환원하는 것은 본질을 흐린다. 핵심은 구조다.
영향력을 가진 개인이 제도권 밖에서 시장에 영향을 주고, 플랫폼 알고리즘이 그 영향력을 증폭시키며, 법은 사후적으로만 개입하는 구조. 이 세 가지가 맞물려 있다. 지금의 규제 체계는 ‘산업 시대’에 설계된 틀에 가깝다. 금융회사를 전제로 한 인가·감독 체계는 디지털 개인 미디어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결국 질문은 이것이다. 수백만 명의 투자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을, 여전히 ‘개인의 자유로운 표현’으로만 볼 것인가.
영향력은 이미 공적 성격을 띠고 있다. 그렇다면 최소한의 공시 의무와 이해상충 통제는 공적 규율의 영역에 포함돼야 한다. 표현의 자유는 보호돼야 하지만, 시장 왜곡의 자유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제도는 늦게 움직이지만, 늦을수록 비용은 커진다.
5편에서는 해법을 다룬다. 인증제와 상생 모델은 가능한가, 그리고 한국형 핀플루언서 제도는 어떤 방향으로 설계돼야 하는지 제안한다.
댓글 0개
관련 기사
Best 댓글
피해자님들 한사국으로 문의하시고 도움 받으세요
2국회 사법부는 하루속히 특별법 제정을 촉구 하여 사기꾼들 강력한 처벌 법정 최고형 으로 다스려 주시고 은닉한 재산 몰수하여 피해자 원금 피해복구 시켜주세요.
3특별법제정 하여 사기꾼들 강력처벌하고 사기쳐간 돈도 피해자들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4피해자들의 삶을 초토화시킨 파렴치한 사기꾼들 무기징역 내려야합니다
5누구나 강력히 요구하는 양형 강화, 그리고 실질적인 피해 복구에 대한 부분까지 적용되는 ‘조직사기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강력하게 외칩니다
6나이먹고 노후자금인데 그걸사기를치는. 짐슴같은 사기꾼들. 너네는 부모도없냐.
7사기꾼들 없는 대한민국에서 살수있게 중형으로 다스려야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