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동민 지부장 "삶의 터전이자 개인의 역사가 담긴 공간...계속 투쟁할 것"
▷6일 서울백병원 10층 노동조합사무실에서 인터뷰
▷폐원 결정까지 불과 20일...졸속 처리 인정 못해
▷의료공백 등 서울백병원 폐원을 놓고 우려 목소리
6일 김동민 보건의료노조 서울백병원지부장이 서울백병원 10층 노동조합사무실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위즈경제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의료진과 직원에게 서울백병원은 단순한 직장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몸을 담았던 삶의 터전이자 개인의 역사가 담긴 공간입니다. 모두의 땀과 눈물로 쌓아올린 병원이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일이 없도록 계속해서 투쟁할 것입니다"
김동민 보건의료노조 서울백병원지부장이 지난 6일 서울백병원 10층 노동조합사무실에서 진행된 위즈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사회가 병원 폐원이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구성원과 상의 없이 불과 20일 만에 결정했다며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82년의 역사를 지닌 서울백병원이 오는 8월 31일 환자 진료를 종료합니다. 서울 도심에서 핵심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오던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 겁니다. 병원 측은 1745억원의 적자 발생, ‘의료 관련 사업 추진 불가’라는 외부전문기관 경영컨설팅 결과, 도심 공동화 현상과 주변 대형병원의 출현으로 인한 운영의 어려움 등을 폐원 이유로 들어습니다. 대신 상계와 인산 등 남은 병원 경영에 힘쓰고 전 직원 고용유지와 환자들 전원도 책임지겠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서울백병원 임직원들을 중심으로 강한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병원 노조가 속한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구성원들에게는 생존권의 문제이며 지역사회에는 도심 의료 공백현상을 초래할 것임을 계속 지적해왔다. 적자라는 이유만으로 폐원해서는 안된다"고 했습니다.
서울 중구 의료서비스의 핵심적인 한 축을 담담해온 서울백병원 폐원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위즈경제는 김 지부장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서울백병원 폐원 소식이 직원과 의사분들에게 알려지기까지 과정은?
지난달 말 외부전문기관 경영컨설팅 업체가 서울백병원 폐원이 불가피하다는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이에 인제학원 측은 서울백병원 폐원 안을 다음 이사회에 상정하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노조는 이사회 교섭에서 병원 폐원을 졸속으로 결정하려는 부분을 항의하고자 이사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때쯤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왔고 의료진과 직원 전체가 이 사실에 대해 알게됐습니다. 이후 6월 20일 이사회는 독단적으로 병원 폐원을 결정했습니다.
Q.협상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재단 상임이사와 의료원장이 참석한 회의에서 서울백병원 폐원안을 철회하라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서 구성원을 설득할 방안을 가져오면 철회 안을 재검토해보겠다는 상임이사의 약속을 받아냈습니다. 하지만 이사회가 서울백병원 폐원을 결정한 후 노조와 대화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요청 끝에 병원 교수, 일반노조, 재단본부가 함께하는 회의가 시작됐지만 뾰족한 안을 도출해 내지는 못했습니다.
Q.컨설팅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사회가 병원 폐원을 결정하기까지 총 20일이 걸렸습니다. 이처럼 중요한 사안을 짧은 기간에 결정한 것도 문제지만, 병원 내 직원과 의료진은 컨설팅 회사가 어떻게 폐원을 결정하게 됐는지 자세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습니다. 서울백병원 경영정상화 TFT(테스크포스팀)도 7년전 누적적자 문제를 해결하고자 결성됐지만, TFT팀이 이에 대해 논의한 회의록이나 자료가 남아있지 않습니다. 이런 깜깜이식 의사결정을 받아들일 사람은 그 누구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Q.서울백병원 폐원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짧게는 몇년 길게는 수십년 병원에 근무하면서 병원은 단순한 일터가 아닌 애정이 담긴 공간이었습니다. 때문에 병원 사정을 걱정해 야근수당 한번 제대로 신청한 적이 없습니다. 특히 코로나 기간 의료진은 힘든 여건에서 사명감으로 환자 치유에 힘을 썼습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병원을 없앤다고 하니 반대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랫동안 병원을 내원한 환자분도 병원에 대한 애착을 갖고 계신 분이 많아 병원 앞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저희를 응원해 주고 계십니다.
Q.또다른 이유가 있다면?
의료 공백도 문제입니다. 특히 3~4년 주기로 나타나는 감염병에 제대로 대처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과거 코로나가 확산됐을때 근처 사무실 직원 전체가 병원을 방문해 줄이 병원 밖까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서울백병원이 사라지면 서울 중구에 국립중앙의료원 1곳만 남는데, 응급시 모든 사람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Q.인제학원 측이 고용승계를 약속했다고 들었다.
실제 고용 승계가 될지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고용승계가 되더라도 수도권이 아닌 다른 곳(부산백병원·해운대백병원)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동안 수도권에 생활 터전을 갖고 있던 직원들이 모든 걸 정리하고 부산으로 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수도권에 있는 상계백병원과 일산백병원으로 고용 승계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이들 병원 내부에서도 고용승계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Q.일각에서 적자를 감당하기 어렵다면 폐원 당연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적자에 대한 책임은 경영진에 있습니다. 경영진은 12년 전 병원 내 적자 원인을 주먹구구식 행정과 경영에 있다고 판단해 재단본부를 설립했습니다. 재단은 체계적이고 전문성을 띈 컨트롤 타워가 되겠다고 했지만 설립 취지와 다르게 다운사이징(Downsizing·기업 업무나 조직 규모 따위를 축소하는 일)만 외쳤습니다. 재단이 누적적자 해소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그래놓고 병원 폐원을 일방적으로 결정해버린 것은 열심히 본인 자리에서 일했던 구성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밖에 되지 않습니다.
Q.끝으로 하고싶은 말은?
인제학원 측이 병원 폐원 결정하기까지 병원 내 의료진과 직원에게 제대로 된 의견청취 한번 한 적 없습니다. 병원 내 의료진과 일반 직원을 무시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병원을 위해 헌신했던 사람들에게 이렇게 함부로 해도 된다는 인식 자체가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아가 의료진과 직원에게 병원은 단순한 직장이 아니라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랫동안 몸을 담았던 삶의 터전이자 개인의 역사가 담긴 공간입니다. 모두가 사랑했던 병원이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일이 없도록 계속해서 투쟁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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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는냐가 토론의 장이되야한다는 말씀 공감하며 중증발달장애인의 또다른 자립주택의 허상을 깨닫고 안전한 거주시설에서 자립적인 생활을 추구하여 인간다운 존엄을 유지할수있도록 거주시설어 선진화에 힘을 쏟을때라 생각합니다 충분한 돌봄이 가능하도록 돌봄인력충원과 시설선진화에 국가에서는 충분한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합니다
2시설이 자립생활을 위한 기반이 되야합니다. 이를위해 전문인력이 배치되고, 장애인의 특성과 욕구를 반영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지역사회와 연계된 지원체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장애인이 보호받으면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공간으로 거주시설을 개선하고 지원 되이야 가족도 지역사회에서도 안심할 수 있게 정책개발 및 지원 해야 한다는 김미애의원의 말씀에 감동받고 꼭 그렇게 되길 간절히 바래 봅니다.
3중증발달장애인의 주거선택권을 보장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바랍니다. 탈시설을 주장하시는 의원님들 시설이란 인권을 빼앗는 곳이라는 선입관과 잘못된 이해를 부추기지 마세요. 중중발달장애인을 위해 노화된 시설을 개선해 주세요. 또, 그들의 삶의 보금자리를 폐쇄한다는 등 위협을 하지 마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4지역이 멀리 있어서 유트브로 시청했는데 시설장애인 부모로 장애인들이 시설이든 지역이든 가정이든 온전히 사회인으로 살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5탈시설 개념에 대해 페터 슈미트 카리타스 빈 총괄본부장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게재된 탈시설화는 무조건적인 시설 폐쇄를 의미하지 않으며 장애인 인권 향상을 위한 주거 선택의 다양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발달장애인의 거주 서비스는 의료적 도움이 필요한 경우, 도전적 행동이 있는 경우, 자립 지원이 필요한 경우 등 여러 거주 서비스 필요성에 의해 장기요양형 거주 시설부터 지역사회 내 자립홈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거주시설에서의 자립생활 목소리가 정책으로 연결되길 기대합니다.
6장애인도 자기 삶을 결정하고 선택 할 귄리가 있습니다. 누가 그들의 삶을 대신 결정합니까? 시설에서 사느냐 지역사회에서 사느냐가 중요 한게 아니고 살고 싶은데서 필요한 지원을 받으며 살아야합니다. 개인의 선택과 의사가 존중되어야 합니다.
7최중증 발달장애인의 거주시설에서의 생활은 원가정을 떠나 공동체로의 자립을 한 것입니다. 거주시설은 지역사회에서 벗어나 있지 않습니다. 시설안과 밖에서 너무도 다양하게 활동합니다. 원가정이나 관리감독이 어려운 좁은 임대주택에서의 삶과 다른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야 말로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성이 향상되는 곳입니다. 그리고 가장 안전한 곳 입니다. 최중증발달장애인들이 아파트나 빌라에서 살아가기란 주변의 민원과 벌래 보듯한 따가운 시선 그리고 돌발행동으로 위험한 상황이 많이 일어나고 그때마다 늙고 힘없는 부모나 활동지원사는 대처할수 있는 여건이 안되고 심지어 경찰에 부탁을 해 봐도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 현실 입니다. 그러나 거주시설은 가장 전문성이 있는 종사자들의 사명과 사랑이 최중증발달장애인들을 웃게 만들고 비장애인들의 눈치를 안봐도 되고 외부활동도 단체가 움직이니 그만큼 보호 받을수 있습니다 . 예로 활동지원사가 최중증발달장애인을 하루 돌보고는 줄행랑을 쳤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