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미 다 털렸는데 또 유출되면?”…개인정보 추가 유출이 위험한 이유
▷반복 유출은 정보의 정확성·현재 사용 여부 확인에 활용될 수 있어
▷흩어진 정보 결합하면 금융상황·생활패턴까지…맞춤형 사칭 범죄 우려
▷"유출 항목에 따라 비밀번호 변경·거래내역 점검해야"
황석진 동국대학교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위즈경제] 장석찬 기자 ="내 정보는 이미 공공재", "이미 다 털렸는데 뭘 조심하냐"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거듭되면서 최근 온라인상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반복되는 유출에 개인정보 노출을 피할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이는 체념 섞인 반응이다.
실제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12월 전국 만 19~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7.3%는 자신의 개인정보가 이미 여러 곳에 과도하게 퍼져 있다는 데 동의했다. 온라인 서비스 이용 자체가 개인정보 노출을 전제로 한다는 응답도 79.1%에 달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것처럼 이미 유출될 만큼 유출된 개인정보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걸까. 추가 유출이 가져올 위험은 없는지, 피해를 막으려면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위즈경제는 21일 황석진 동국대학교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에게 물었다.
◇같은 정보는 정확성 확인에…새 정보는 범죄 악용 범위 넓혀
황 교수는 과거에 유출된 것과 같은 개인정보가 다시 유출되는 경우에도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미 유출된 정보라고 해서 추가 유출의 위험성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존에 노출되지 않았던 금융거래, 대출, 구매내역, 생활정보 등이 추가로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일 정보의 반복 유출은 신뢰도를 높이는 반면, 새로운 정보의 추가 유출은 범죄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의 범위와 정교함을 확대한다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로 다른 업체에서 유출된 정보가 결합되면 위험은 더 커질 수 있다. 단편적인 개인정보를 넘어 개인의 금융상황과 소비성향, 생활패턴까지 파악하는 데 활용될 수 있어서다.
◇오래된 정보도 위험…금융·인증정보 유출 땐 피해 우려 커져
그는 범죄자가 이렇게 결합된 정보를 이용해 실제 금융기관이나 거래업체를 사칭하는 맞춤형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 신원도용 등 2차 범죄를 시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계좌 인증정보나 비밀번호, 신분증 정보, 금융거래 내역 등은 금전적 피해나 신원도용으로 이어질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설명이다.
오래전에 유출된 개인정보라고 해서 위험성이 모두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황 교수는 "전화번호나 비밀번호처럼 변경 가능한 정보는 시간이 지나면서 활용 가치가 낮아질 수 있지만 이름·생년월일·과거 금융거래 이력 등은 장기간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유출된 정보에 최근 대출정보나 구매내역 등이 더해지면 오래된 정보와 최근 정보를 연결해 개인의 현재 상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봤다.
◇유출 항목부터 확인…비밀번호 바꾸고 사칭 안내 경계해야
그는 사고가 발생하면 어떤 개인정보가 노출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비밀번호나 인증정보, 금융정보 등이 포함됐는지를 우선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증정보가 유출됐다면 즉시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다중인증을 설정해야 한다"면서 "금융정보가 포함됐다면 거래내역과 이상거래 여부를 점검하고 의심스러운 문자나 전화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이용한 2차 피싱에도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유출 안내를 사칭한 피싱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해당 기업의 공식 홈페이지나 고객센터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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