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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만 있고 규제는 빠졌다”…AI 데이터센터 특별법 재검토 요구

▷ 참여연대 “전력·물 사용 급증에도 환경 대비책 부족”
▷ 지역주민 협의·전력계통 안정성 확보 장치 미흡 지적

입력 : 2026-04-30 14:30
“진흥만 있고 규제는 빠졌다”…AI 데이터센터 특별법 재검토 요구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AI 데이터센터 특별법, 문제 진단과 대안 모색' 토론회(사진=위즈경제)
 

[위즈경제] 이정원 기자 =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기반 시설로 꼽히는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특별법이 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지만, 정작 우리 사회에 미칠 부작용에 대한 안전장치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선미 참여연대 기획팀장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AI 데이터센터 특별법, 문제 진단과 대안 모색' 토론회에서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과 물을 소비한다는 점이 이미 많이 지적돼 왔으며, 최근에는 지역 갈등으로 번지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여러가지 환경적 영향에 대한 대비책이 입법으로 마련돼야 하고, 재생에너지 원칙이나 수도권 과밀을 제약할 수 있는 대책 등 여러 방안이 입법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현재 국회 과방위를 통과한 이 법안은 산업 진흥을 명분으로 AI 데이터센터에 각종 특례와 특혜를 제공하고,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라며 "또한 다른 법률에서 정하고 있는 합리적이고 필수적인 규제 장치들을 면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해당 법안이 AI 데이터센터 산업 활성화 과정에서 △LNG 적극 활용 유도 △타임아웃제 도입에 따른 절차적 정당성 훼손 △계통 안정성 위협 △환경·안전 규제의 과도한 완화 △지역주민 협의 관련 실효적 규정 부재 △과도한 위임입법 활동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그는 LNG 직접 PPA를 허용하는 내용이 담긴 법안 제19조의 2가 기후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팀장은 "특별법안 제19조2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및 LNG 발전사업자가 현재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전기를 공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는 결국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는 흐름 속에서, 전력 수요를 화석연료로 충당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기후위기를 가속화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탄소중립 정책과 기후정의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복합 인허가 일괄 처리 등의 내용이 담긴 법안 제18조에 대해서는 절차적 정당성과 공공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특별법안 제18조에는 전력계통영향평가, 에너지 사용 계획 협의, 소방시설법상 건축 허가 동의 등 여러 인허가를 일괄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같은 조 9항에서는 일정 기간이 지나고 인허가 거부 통지가 없으면 인허가가 이뤄진 것으로 간주하는 타임아웃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필요한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거나 약식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할 경우, 원칙 없는 무분별한 확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안전과 직결된 인허가 사항이 많아 문제가 더 크다"고 말했다.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조항도 주요 문제로 꼽았다.

 

이 팀장에 따르면 특별법안 제19조는 비수도권 AI 데이터센터에 대해 전력계통영향평가를 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해당 조항이 전력망 안정성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력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장거리 송전 문제 등이 국내외에서 부각되는 상황에서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는 사전 관리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지역주민 의견 수렴 절차의 실효성도 부족하다고 봤다. 

 

이 팀장은 "특별법안 제16조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거나 확장할 경우, 지역 주민 의견 수렴의 기준과 절차를 마련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강행 규정이 아닌 임의 규정으로 실제로 주민 의견 수렴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AI 데이터센터 특구에 대한 지원도 과도한 특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특별법안 제23조부터 제26조까지 AI 데이터센터 특구와 관련된 내용을 정하고 있으며, 전력 공급과 용수 공급시설 기반을 조성하는 것뿐 아니라 대체산림자원조성비, 농지보전부담금, 대체초지조성비 등을 감면하도록 하고 있다"며 "또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이 특구에 입주한 기업들에게 우선 신용보증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농지법과 초지법 등에 근거한 부담금과 조성비는 결국 환경 보전을 목적으로 하는 부담금인데, 이를 특정 산업에 감면해주는 것은 매우 문제적"이라며 "신용보증 또한 한정된 재원 안에서 우선해서 배분하는 것도 다른 중소기업이나 다른 산업에 대한 기회를 제약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법안 전반에 핵심 사항이 대통령령에 과도하게 위임하고, 기존 법률보다 완화된 규제를 적용하도록 하는 등 과도한 특례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법안 전반에 걸쳐 핵심적인 사항들이 대통령령에 많이 위임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AI 데이터센터의 정의와 기준부터 신고 내용과 방법 등도 대통령령으로 위임하고 있다"며 "현재 법률에서 규율해야 할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사항임에도 하위 법령에 너무 많은 부분을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안의 포괄적인 우선 적용 조항이 환경법, 건축법, 전기사업법 등 기존 법률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오직 데이터센터 진흥을 위해 더 낮은 규제, 더 완화된 규제를 적용하도록 특례를 부여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팀장은 "AI 산업은 매우 중요하지만, 해당 산업의 성장 역시 기후와 생태의 한계 안에서 이뤄져야 하고, 우리가 지켜온 민주주의 규범 안에 있어야 한다"며 "규범과 규제 없는 진흥 일변도의 입법 정책은 결국 부작용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이 법안은 원점에서 다시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며 "재생에너지 사용을 의무화하고, 분산 입지 조건을 세우며, 전력과 물 효율 목표를 관리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와 공적 관리 책임 등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입법 논의로 전면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원 사진
이정원 기자  nukcha45@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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