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지연’은 상처로 남는다…5년 뒤 고용, 지금의 월급을 깎는 ‘상흔효과’
▷미취업 1년이면 5년 뒤 상용직 66.1%…3년은 56.2%, 5년은 47.2%로 하락
▷‘늦게 정규직’이 된다고 만회되지 않는다…일본 ‘취업 빙하기’가 남긴 경고
(일러스트=챗GPT로 생성된 이미지)
[위즈경제] 김영진 기자 = 취업이 늦어지고 주거비가 오르는 흐름은 청년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구조의 결과일 수 있다. 한국은행이 19일 발간한 BOK 이슈노트’청년세대 노동시장 진입 지연과 주거비 부담의 생애영향 평가’를 바탕으로 ‘노동시장 진입 지연’과 ‘주거비 부담’이 생애 전반에 남기는 흔적을 3편에 걸쳐 짚는다. [편집자주]
청년기의 공백은 언제든 회복될 수 있는 ‘빈칸’일까. 한국은행 보고서는 그 반대의 가능성을 경고한다. 노동시장 진입 지연은 인적자본 축적의 시계를 늦추고, 이후의 고용 형태와 임금을 바꾸는 흔적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가 말하는 ‘상흔효과’는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패널데이터에서 추정된 결과다.
보고서는 한국노동패널(1~25차)을 활용해 미취업 기간에 따른 5년 후 고용 지위를 추정했다. 미취업 기간이 1년인 청년의 5년 후 상용직 종사 확률은 66.1%로 나타난다. 그런데 미취업 기간이 3년이면 56.2%, 5년이면 47.2%로 하락한다. 즉, 첫 출발이 늦어질수록 ‘상용직으로 안착할 확률’이 유의미하게 낮아진다.
상흔은 ‘고용 형태’에만 남지 않는다. 보고서는 같은 노동패널 자료로 임금 효과도 추정했는데, 과거 미취업 기간이 1년 늘어날 때 현재 실질임금이 평균 6.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 나이, 거주지역, 혼인 여부, 상용직 여부 등 임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통제한 뒤에도 ‘초기 공백’이 임금 궤적을 낮출 가능성이 확인된 셈이다. 청년기에 잃은 1년이 단순히 ‘그 해의 소득’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이후 여러 해의 임금을 낮추는 방향으로 누적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결과가 중요한 이유는 상용직이 단지 “안정적인 자리”를 의미해서만이 아니다. 상용직은 대체로 더 많은 직무훈련과 조직 내 학습, 사회보험 가입, 경력 누적을 동반한다. 따라서 상용직 비중이 낮아지는 것은 청년 개인의 현재 소득 문제를 넘어, 장기적 숙련 축적 경로가 약화된다는 뜻으로 이어진다.
상흔효과가 작동하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로 읽힌다. 첫째, 숙련의 공백이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현장 숙련은 동일하지 않다. 첫 직장에서 얻는 직무 경험과 네트워크, 사내교육은 시간이 지나야 쌓이는 자산이다. 둘째, 신호 효과다. 기업은 지원자의 공백을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백이 길다는 사실 자체를 위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셋째, 경로 의존이다. 처음에 임시·일용직 혹은 불안정한 일자리로 들어가면 그 환경에서 얻는 경험이 제한돼 상용직 전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
보고서가 일본 사례를 길게 소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본의 ‘취업 빙하기’는 거시적 충격이 한 세대의 경로를 바꿔 놓았고, 그 영향이 중년기까지 이어졌다는 대표적 사례다. 보고서는 1990년대 장기침체 속에서 대졸 취업률이 1991년 81.3%에서 2003년 55% 수준으로 하락했고, 15~24세 비정규직 비중은 1990년 20.5%에서 2005년 47.7%로 상승했다고 제시한다. “처음부터 불안정하게 출발한 세대”가 사회의 한 축이 되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특히 ‘늦게 정규직이 된 사람’의 임금 격차는 상징적이다. 보고서는 비정규직 등에서 뒤늦게 정규직으로 전환한 35~44세 남성의 평균 연봉이,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근무한 근속자보다 24.5% 낮게 나타났다고 제시한다. 정규직 전환이 ‘만회’의 종착지가 아니라, 이미 벌어진 격차를 완전히 좁히지 못하는 중간 단계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지점에서 보고서는 기업 채용 방식의 변화와 상흔효과의 연결도 시사한다. 경력직 선호와 직무 일경험 중심 채용이 강화될수록, 공백을 가진 청년은 다시 공백을 만들 가능성이 커진다. “신입인데 경력이 필요하다”는 시장의 신호는 청년에게 더 긴 준비를 요구하고, 그 준비 기간은 다시 채용에서 불리한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상흔효과는 개인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채용 관행과 경력 중심 노동시장이 만들어내는 순환 구조에서 강화될 수 있다.
빙하기 세대의 임금 변화도 경고를 강화한다. 보고서는 일본에서 전체 일반노동자 임금이 증가한 기간에도, 빙하기 세대에 해당하는 연령대의 임금은 상대적으로 부진하거나 하락하는 흐름이 관측됐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한다. 한 세대가 노동시장에 진입한 “시점”의 충격이 시간이 지나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이런 장기 충격이 개인의 경제적 손실에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국무조정실 ‘청년 삶 실태조사’를 인용해, 19~34세 가운데 ‘고립·은둔’으로 분류되는 청년 비중이 2022년 2.4%에서 2024년 5.2%로 두 배 이상 늘었고, 그 이유로 “취업의 어려움 때문”이라고 답한 비중도 29.0%에서 32.8%로 상승했다고 제시한다.
일본에서도 NEET 문제가 청년에서 중년으로 이동하며 이른바 ‘8050 문제’(80대 부모가 50대 은둔 자녀를 부양하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사례로 든다. ‘첫 진입의 실패’가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 부양 구조와 사회안전망까지 흔드는 형태로 확장될 수 있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일자리의 질과 생애 의사결정의 연결도 강조한다. 보고서가 정리한 선행연구들은 안정적 고용과 더 나은 일자리 질이 혼인·출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반대로 불안정 고용과 반복되는 구직 실패는 생애계획을 미루게 하고, 소비와 주거 선택을 보수적으로 만들며, 사회적 참여를 위축시킬 수 있다. ‘취업 지연→질 낮은 첫 일자리→임금·경력의 하방 고착’이라는 경로가 굳어지면, 경제의 활력과 인구구조까지 동시에 압박하는 셈이다.
따라서 정책은 “일자리를 늘리자”라는 구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보고서가 강조하는 것은 ‘초기 진입의 골든타임’이다. 첫 문턱에서 장기 대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일경험과 매칭을 강화하고, 불안정 일자리에서 상용직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제도적으로 넓혀야 한다. 한 번의 지연이 한 세대의 궤적을 바꾸는 사회라면, 그 사회는 훗날 ‘사후 처방’에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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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님들 한사국으로 문의하시고 도움 받으세요
2국회 사법부는 하루속히 특별법 제정을 촉구 하여 사기꾼들 강력한 처벌 법정 최고형 으로 다스려 주시고 은닉한 재산 몰수하여 피해자 원금 피해복구 시켜주세요.
3특별법제정 하여 사기꾼들 강력처벌하고 사기쳐간 돈도 피해자들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4피해자들의 삶을 초토화시킨 파렴치한 사기꾼들 무기징역 내려야합니다
5누구나 강력히 요구하는 양형 강화, 그리고 실질적인 피해 복구에 대한 부분까지 적용되는 ‘조직사기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강력하게 외칩니다
6나이먹고 노후자금인데 그걸사기를치는. 짐슴같은 사기꾼들. 너네는 부모도없냐.
7사기꾼들 없는 대한민국에서 살수있게 중형으로 다스려야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