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충돌에 유가 96달러…AI가 떠받친 美 증시도 안심 못해
▷미·이란 무력충돌 지속…호르무즈 통과 선박 감소에 브렌트유 주간 7.8% 상승
▷美 8월 CPI·ECB 회의 주목…금리인상 가능성 속 달러 약세·엔화 강세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국제금융시장이 다시 중동 리스크와 물가 지표 사이에서 방향을 찾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이 이어지면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 불안이 커졌고, 브렌트유는 배럴당 96달러를 넘어섰다. 반면 미국 증시는 AI 관련주 강세에 힘입어 소폭 상승했다. 유가 급등이라는 악재와 AI 기대라는 호재가 맞물리면서 시장은 뚜렷한 방향성보다 변수별로 엇갈린 반응을 보이는 모습이다.
7일 국제금융센터가 발간한 국제금융속보에 따르면 미군 중부사령부는 지난 주말 하르그섬 연안에 위치한 유조선 3척을 공격했다. 미군은 해당 선박들이 이란 대리세력에 자금을 공급했으며, 이번 공격은 이란이 앞서 미국 선박 2척을 공격한 데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란 지하 핵시설이 있는 곳으로 의심되는 ‘곡괭이 산’을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란 역시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군 드론과 해협 진입을 시도하던 무인선을 공격했다고 발표했고,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미국과의 ‘비례적 대응’ 시대는 끝났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양국 충돌로 주말 동안 호르무즈 통과 선박이 크게 줄었고, 단기간 내 전쟁 조기 종결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호르무즈 불안에 유가 급등…금리도 상승
가장 직접적으로 움직인 것은 원유시장이다. 지난주 브렌트유는 배럴당 96.28달러로 주간 7.80% 상승했다. OPEC+가 10월에도 기존 생산정책을 유지하기로 했고 일부 감산 철회 방침을 세웠지만, 중동전쟁 여파로 실제 공급량이 목표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는 점도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유가 상승은 곧바로 금리 부담으로 이어졌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78%로 한 주간 6bp 올랐다. 8월 고용 호조와 연준 인사의 매파적 발언도 금리 상승을 자극했다. 클리블랜드 연은 해맥 총재는 인플레이션 수준이 너무 높아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CME FedWatch는 9월 25bp 금리인상 가능성을 58.6%로 제시했다.
이번 주 시장의 관심은 11일 발표될 미국 8월 소비자물가에 쏠린다. 시장은 헤드라인 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3.4%로 보합을 보이고, 전월 대비로는 0.1%에서 0.4%로 오름폭이 커질 것으로 본다. 다만 근원 CPI는 전년 대비 2.5%에서 2.4%로 둔화되고, 전월 대비로는 0.2%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발 물가 부담과 기조적 인플레이션 둔화 여부가 함께 확인되는 셈이다.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AI가 지탱한 미국 증시, 유럽·한국은 약세
주식시장은 지역별로 엇갈렸다. 미국 S&P500지수는 주간 기준 0.09% 상승했다. 주중 국채금리 오름세가 진정된 데다 AI 관련주 강세가 지수를 떠받쳤다. 그러나 유럽 Stoxx600지수는 중동 긴장 지속과 국제유가 불안으로 0.81% 하락했다. 한국 KOSPI도 1.50% 떨어졌다.
위험지표인 VIX는 14.53으로 0.6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중동 충돌과 유가 급등에도 미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제한된 것은 AI 관련주에 대한 기대가 위험회피 심리를 일부 상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는 시장 불안이 사라졌다는 의미라기보다, 특정 성장주가 지수 하락을 막아낸 결과에 가깝다.
해외시각도 이 지점을 주목한다. Financial Times는 최근 미국 국채금리 상승을 단순히 인플레이션이나 재정 우려 때문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평가했다. AI에 따른 생산성 향상과 성장 기대가 실질금리 상승에 반영됐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금리 자체가 위험 신호라기보다 성장 기대와 함께 나타난 현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달러 약세·엔화 강세…환율도 변곡점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 달러지수는 주간 0.53% 하락했다. 일본은행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엔화는 달러 대비 2.45% 강세를 보였다. Reuters는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인상 전망, 일본 투자자의 해외채권 매도 가능성, 미·일 금리 차 축소 등이 엔화 강세 여건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원화도 강세였다. 원·달러 환율은 주간 2.41% 하락해 1347.0원을 기록했다. 한국 CDS도 21bp로 1bp 낮아졌다. 중동 리스크와 유가 급등에도 원화가 강세를 보인 것은 달러 약세 흐름과 아시아 통화 재평가 기대가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결국 현재 시장의 핵심은 유가와 금리, AI 기대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시장을 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중동 충돌은 에너지 가격과 장기금리를 밀어 올리고, AI 관련주는 미국 증시를 떠받친다. 여기에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는 환율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이번 주 미국 CPI와 ECB 통화정책회의 결과에 따라 시장은 다시 금리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 AI 기대가 살아 있어도 유가와 물가가 다시 뛰면 증시의 안도감은 오래가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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