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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공정가치·의무공개매수·상장폐지 요건…M&A 제도 개선 과제 한자리서 논의

▷자본연·증권학회, M&A 제도 개선 심포지엄…의무공개매수 설계 방향 논의
▷의무공개매수 도입 논의 활발…발동 요건·상장폐지 요건 등 쟁점 다각도 검토

입력 : 2026-06-19 14:00
합병 공정가치·의무공개매수·상장폐지 요건…M&A 제도 개선 과제 한자리서 논의 17일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개최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M&A 제도 개선 방향' 심포지엄(사진=위즈경제)
 

[위즈경제] 이정원 기자 =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증권학회는 1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M&A 제도 개선 방향'을 주제로 공동 정책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의 패널토론에서는 학계·법조계·정책 당국·산업계 전문가들이 의무공개매수 제도 설계 방향과 M&A 과정에서의 주주 보호 방안을 두고 다양한 시각의 의견을 제시했다.

 

정준혁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M&A 제도 설계의 목표로 기업가치 향상과 이해관계자 보호 두 가지를 꼽으며 논의의 방향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M&A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했을 때, 기업 사냥꾼이나 무자본 M&A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좋은 인수자에게 유리하도록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라고 강조했다.

 

의무공개매수 제도와 관련해서는 최대주주 변경 시에 발동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40% 주주가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 25%를 취득했다고 해서 의무공개매수를 발동시키는 나라는 거의 없으며, 일반주주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지배주주가 누가 되느냐이지 2대 주주가 누가 되느냐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면서 "대부분의 법안이 이 부분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아 수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고일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 사례를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했다. 고 연구위원은 M&A 공정가치 설정과 관련해 "이해관계가 있는 합병에서 양자 간 대등한 관계에서 체결했을 때 나오는 가격이 공정한 가격이라는 것이 일본의 이론적 토대"라며 합병 당사자 간 절차적 공정성 확보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의무공개매수와 관련해서는 일본이 50%에서 3분의 2 사이 구간의 예외 규정을 삭제한 사례를 소개하며, 최대주주 변경이 없는 경우라도 상장폐지 과정에서 소수주주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규정은 50%에서 3분의 2까지의 구간에서 시장 매집이나 장외 거래를 통해 지분을 늘리는 방식으로 일반주주가 공정한 가격에 매도할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에 따라 삭제됐다.

 

고 연구위원은 특히 지분이 3분의 1을 넘어 상장폐지로 이어지는 경우에는 최대주주 변경이 없더라도 일반주주에 대한 공정가격 보장이나 주식매수청구권 같은 보호 수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는 사모펀드 협의회 대표 자격으로 참석해 산업계의 현실적 우려를 전달했다. 이 대표는 "국내 100억 이상 M&A 거래에서 사모펀드가 파는 쪽이든 사는 쪽이든 50~60%를 차지한다"며 "대한민국의 M&A 시장에서 사모펀드를 제외하고 논의하기가 어렵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 시 자금 조달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국내 사모펀드의 평균 펀드 사이즈는 1,300억 원 수준이고 한 건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은 200억~500억 원 사이"라며 "의무공개매수 제도가 도입되면 대부분의 국내 사모펀드들은 중견기업 이상 상장사의 M&A를 공개매수를 통해 진행하기 어려워져, 자금력이 있는 외국계 사모펀드들에게 굉장히 유리한 제도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해법으로 의무공개매수 도입과 함께 상장폐지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일본·유럽이 의무공개매수 제도를 도입하면서도 상장폐지를 용이하게 한 이유를 잘 생각해봐야 한다"며 "공개매수로 모든 주주에게 공정한 프리미엄을 드리고, 그 뒤에는 상장폐지를 용이하게 해 준다면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국내 M&A 시장이 더 활성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목홍 법무법인태평양 변호사는 현장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실무 문제를 짚었다.

 

김 변호사는 "저희 의뢰인들이 물어보는 것은 상장회사를 인수해서 어떻게 하면 비상장 상태로 만들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작년 상법 개정으로 이사 충실의무가 주주에게까지 확대되면서 주식교환을 위한 이사회 결의 시 이사들이 현금으로 축출되는 소수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다한 것인지 불명확하다며 조심스러워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수주주 보호에 동의하고 상장폐지를 하기로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승인이 됐다면 상장폐지를 시켜주는 것이 맞다"며 "거기에 추가로 95%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조건을 부여해서 사실상 상장폐지를 어렵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무공개매수 발동 요건과 관련해서는 "공정거래법·상법·금융회사 지배구조법 등에서 통용되는 지배 개념은 30% 플러스 최대주주"라며 "현재 법안들에서 많이 나오는 25%라는 발동 지분율이 기존 지배 개념과 정합성을 갖는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미정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은 정부의 현재 추진 방향을 공유하며 논의를 마무리했다.

 

김 과장은 "공무원 생활 20년 가까이 했는데 이렇게 빠르게 환경이 변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최근 자본시장법과 상법 개정을 보면 우리나라가 객관식에서 주관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공정가치 산정 방식과 관련해서는 "무엇이 공정가치인지는 당국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고 결국 시장에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사회 의견 공시와 제3자 평가가 형식적으로 흘러갈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무공개매수와 관련해서는 "발동 요건부터 매수 범위, 예외 인정까지 정말 많은 쟁점이 있다"며 "의무공개매수가 진행되면 공개매수 과정에서 충분한 정보가 시장에 제공돼, 주주들이 매수에 응할지 말지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충실하게 제공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M&A 제안 단계에서 일반주주가 내용의 합리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배경과 경과 등을 충실하게 공시하는 가이던스를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공개매수의 경우에도 이사회가 주주 충실의무에 기반해 매수 가격의 공정성 등에 대한 입장을 공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원 사진
이정원 기자  nukcha45@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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