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 '팬덤정치'라는 동전의 양면
▷ 신조어 열풍이 분 제20대 대선...'개딸' 급부상
▷ "새로운 정치층이다" Vs "극단적인 팬덤정치다"
#신조어가 샘솟는 제20대
대선
정권 교체와 정권 유지의 열망이 부딪힌 지난 20대 대선은 그야말로 '신조어' 열풍이었습니다.
보수 성향이 짙은 20대 남성을 일컫는 '이대남'부터, 대통령
핵심 관계자 '윤핵관',
무조건 야권후보는 홍준표'라는 뜻의
'무야홍' 등
다양한 종류의 신조어가 생성되었고, 또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신조어들 사이에서 '개딸', '양아들' 같이 생소한 단어들이 엿보입니다.
'홍카콜라', '갓재명' 같이
다른 신조어들은 그 어원을 짐작할 수 있는데, 이 단어들은 어떤 뜻을 내포하고 있는지 연상도 쉽게 되지
않습니다.
'개딸' 같은 경우, 모르는 사람이 처음 들었을 때 '개의 딸'이 가장 먼저 떠오를 터입니다.
정치권에서 사용하기엔 조금 공격적인 어휘가 아닌가하는 생각도 스쳐 지나갑니다.
그런데 '개딸'과 '양아들'은 지금은 단순한 신조어를 넘어 그 영향력이 상당합니다.
마치 'MZ세대'처럼 정치/사회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누구일까요?
#개딸들은 누구일까?
개딸은 '개혁의 딸'의
줄임말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강력한 지지층을 말합니다.
이들은 주로 20~30대의 젊은 여성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부분 페미니즘 사상에 호의적입니다.
트위터에서 주로 활동하며, 이재명 의원의 활동에 열성적인 응원을 보내고 있죠.
그렇기에 지난 대선에는 보수 성향이 짙은 '이대남'들과 대립구도를 형성했습니다.
'개딸'의 유래는 뜻밖에도 한 드라마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응답하라 1997'입니다.
지난 2012년에 방영된 '응답하라 1997'은 에는 한 가족이 등장합니다.
이 가족의 아버지(배우 성동일)가 딸(가수 겸 배우 정은지)을 '개딸'이라고 부릅니다.
딸은
공부는 뒷전인 채 H.O.T에 푹 빠진 인물입니다. 아버지는
그녀를 보곤 "성질머리가 개 같은 딸"이라며, '개딸'이라고 부르는 것이죠.
언뜻 보면 아버지가 공격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개딸'은 아버지의 친근함과 사랑을 듬뿍 담아낸 애칭에 가깝습니다.

이재명 의원의 여성 지지자들은 이를 차용했습니다.
그리고 뜻을 '개혁의딸'로
변용시켜서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재명 의원은 즉각 호응했습니다.
이재명 의원은 이들을 '개딸'로, '개딸'들은 이재명 의원을 '재명아빠'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의원과 지지자 사이에서 부모관계가 형성된
셈이죠.
양아들은 '개딸'에서 성별반전
버전입니다. 이들은 이재명을 강력 지지하는 20~30대 남성들로, '이대남'들과는 다릅니다.
최근 개딸들은 열심히 '밭갈이' 중입니다.

밭갈이란, 한 명의 당원이 주변인물들을 권리당원으로 입당시키는 것을
뜻합니다.
이재명 의원이 개딸들에게 민주당 권리당원 모집을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개딸들은
이에 빠르게 호응했습니다. 자기 자신은 물론 친구나 연인들까지 민주당의 권리당원으로 가입시키고 있죠.
참고로 민주당 권리당원은 한 달에 1000원을 내고 민주당의 모든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재명 의원 열혈 팬
개딸들은 이재명 의원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현 정치권의 지지자들은 아이돌 문화와 비슷한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자신이 호의를 갖고 있는 인물에 대해서는 비판 없이 있는 그대로의 애정을 내보이는 것, 이른바 '팬(Fan)'입니다.
팬이 모여서 팬덤이 되고, 이것이 정치권과 연결돼 '팬덤정치'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개딸'과 '양아들'이 팬덤정치의 대표주자격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팬덤정치가 극단적인 양상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보통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 대립하는 인물이 있다면 그에게 비판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이것이 도가 지나치면 무차별적인 욕설, 악플 등 부정적인 방향으로
악화됩니다.
팬문화의 부정적인 면과 마찬가지로, 일부 '개딸과 '양아들'은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재명 의원에 호의적이지 않은 의원들에게 문자와 팩스를 마구잡이로
보내거나, 얼마 전엔 의원실 앞에 '치매 걸렸나'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이재명 의원과 대립하던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에게 '성추행'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이 교회에서 한 어린아이에게 과자를 입으로 전달해주는 것을 보고는 "아동 성추행", "징계위원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죠. 한 '양아들'은 박 전 비대위원장 집까지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曰 "과격한 표현, 거친 표현, 억압적 행동 이런 것들이 최근 문제가 된다. 표현을 긍정적으로 해달라. 우리 개딸 여러분이 정말 잘하는 게 그런 것 아니냐"
결국 이재명 의원이 나서 개딸과 양아들을 진정시켰습니다.
그는 "억압적인 표현을 한다고 상대가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며, 긍정적이고 부드러운 지지활동을 펼쳐 달라고 이야기했죠.
# "폭력적 팬덤" Vs "발랄한
새로운 지지층"
'개딸'이라는 팬덤정치의 부상은 민주당 내부를 뒤흔들어 놓았습니다. 이재명
의원을 기준으로 편이 갈리면서 '개딸'에 대한 생각도 양분되었습니다.

'개딸'의 집중포화에 시달린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은 강력한 어휘를 써서 이들을 비판했습니다.
그는 "폭력적 팬덤은 민주당을 잘못하고도 사과할 줄 모르는 염치없는 정당으로 만들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동료들을 모두 적으로 돌린 극렬 팬덤의 뺄셈 정치는 대선 패배의 원인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의원을 제외한 인물들을 공격 표적으로 삼는 개딸들의 행동이 지지율을 오히려 까먹었다는 이야기입니다.
팬덤 정치에 비판적인 모습을 보인 건 박 전 비대위원장뿐만이 아닙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曰"팬덤 정치는 폐쇄, 독단적이며 반 민주적인 정치, 척결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중진의원 曰 "(개딸은) 팬덤보다 훌리건에 가깝다. 이들은 지지 정치인에 조금이라도 비판적 목소리를 내면 '죽일놈'이며 난리 친다"
반면, 이재명 의원에 호의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개딸' 같은 팬덤 정치를 옹호했습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딸은 굉장히 활발하고
새로운 정치문화라고 할 정도로 긍정적인 정치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며,
"이분들은 굉장히 발랄하고 재미있고,
집회 시위를 한다고 하더라도 꽃 같은 거나 야광봉 같은 것을 만들어서 스스로 재미나게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기존의 보수적인 지지자들이 아니라, 새롭고 긍정적인 문화로 무장한
지지자들이 바로 '개딸'이란 뜻이죠. 개딸들에게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건 김 의원뿐만이 아닙니다.
민형배 무소속 의원 曰 "(개딸들을) 만나보니 수줍음 많고 웃음 많고 그러면서도 민주당과 세상에 대해 자신의 이야기를 조곤조곤 말하는 보통의 요즘 청년들이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曰 "언론 역시 '개딸'로 대표되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 민주당 지지층을 폄하하거나 왜곡하고, 편 가르기 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비판과 비난은 한 끝 차이
'개딸'과 같은 팬덤이 부정적인 면만 있는 건 아닙니다.
시민들의 정치 참여를 활성화하고, 정치권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문화가
형성될 수 있죠.
하지만, 지지자 이외의 인물에게 무차별적인 욕설과 공격을 가하는 건
분명 잘못된 행동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필요한 건 자신의 지지자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 문화가 아니라,
다른 의견을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비판할 줄 아는 성숙한 '팬덤정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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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도 비장애인도 인간의 존엄성에 기반한 자립은 당연한 것이기에 어떤 거주 시설에 있던 자립지원은 필수적이다. 시설안에서도 시설밖에서도 자립지원은 필수적인 것이므로 장애인거주시설에 충분한 인력지원을 해주고 시설환경도 개선하여 선진화 시켜야 합니다.
2실익이라는 맹점에 가려져 위, 날조 및 사기, 선동이라는 범죄가 숨겨저서는 안되며, 이를 눈감아 주는 판관의 사심은 그들이 지켜야 하는 사회 정의를 무너뜨릴 뿐임을 알아야 한다.
3인권침해가 일어나길 감시하며 걸리면 바로 아웃 시켜버리리라~ 작정한 것 아닌가 합니다.그냥 탈시설에만 꽂혀있는겁니다.무슨 문제가 있는지... 어떻게하면 모두에게 형평성 있는 법을 펼칠지... 진정으로 고민해주길 바랍니다. 거주시설을 없애려고만 하지말고 거주시설에 인력 지원도 더 해주고 재가 장애인이나 자립주거에만 편중된 지원을 하지말고 공평하게지원해 주시면서 좀 관심을 가져주셔야합니다.
4정말 너무 안타깝습니다. 중증장애인의 생활을 알면 전장연이 이렇게 무조건적이고 강압적인 탈시설을 주 장할수없는데 같은 장애인인데 본인들의 이권을 위해 중증장애인들을 사지로 내몰면서 자유를 주장한다는 게 화가 납니다. 중증장애인에게 자유는 날개 다친 새 를 낭떠러지로 밀어버리는것과 다름없습니다. 시설에 도움받아야하는 중증장애인은 시설에서 생활하고 도 움받고 자립하고싶은 경증장애인은 자립하면 되는문 제인데 무조건 모아님도를 주장하니 중증장애인 부모 님들이 어버이날에 이렇게 나선거 아니겠습니까
5장애인 당사자와 보호자의 다양한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부모회의 주장은 거주시설 이용 장애인의 권리와 삶의 질을 지키기 위한 진정성 있는 외침입니다. 지역사회 자립 지원과 더불어 거주시설의 선진화와 인권 보호도 함께 균형 있게 추진해서 모두가 존중받는 복지정책을 만들어주십시오.
6장애인자립법안은 자립을 돕는 법안이라 하지만 탈시설이 목적입니다. 자립하고자 하는 장애인 반대 하지 않습니다 시설 또한 중증장애인들에겐 꼭 필요한 곳이기에 생활환경개선과 인력지원 통해 시설의 선진화을 만들어야 합니다.
7장애인거주시설은 부모가 사후에 홀로 남겨질 아이가 걱정이 되어 선택을 하는 곳입니다.시설이 감옥이라면 그 어느부모가 시설에 입소를 시키겠습까..전장연은 당사자가 아니며 장애인을 대표하는 단체도 아닙니다.당사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시고 한쪽으로 기우는 정책 보다는 균형있는 정책으로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