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크 Link 인쇄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개딸', '팬덤정치'라는 동전의 양면

▷ 신조어 열풍이 분 제20대 대선...'개딸' 급부상
▷ "새로운 정치층이다" Vs "극단적인 팬덤정치다"

입력 : 2022.07.15 10:30 수정 : 2022.09.02 15:38
 

 

#신조어가 샘솟는 제20대 대선

 

정권 교체와 정권 유지의 열망이 부딪힌 지난 20대 대선은 그야말로 '신조어' 열풍이었습니다.

보수 성향이 짙은 20대 남성을 일컫는 '이대남'부터, 대통령 핵심 관계자 '윤핵관',

무조건 야권후보는 홍준표'라는 뜻의 '무야홍'

다양한 종류의 신조어가 생성되었고, 또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신조어들 사이에서 '개딸', '양아들' 같이 생소한 단어들이 엿보입니다.

 

'홍카콜라', '갓재명' 같이 다른 신조어들은 그 어원을 짐작할 수 있는데, 이 단어들은 어떤 뜻을 내포하고 있는지 연상도 쉽게 되지 않습니다.

 

'개딸' 같은 경우, 모르는 사람이 처음 들었을 때 '개의 딸'이 가장 먼저 떠오를 터입니다.

정치권에서 사용하기엔 조금 공격적인 어휘가 아닌가하는 생각도 스쳐 지나갑니다.

 

그런데 '개딸' '양아들'은 지금은 단순한 신조어를 넘어 그 영향력이 상당합니다.

마치 'MZ세대'처럼 정치/사회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누구일까요?

 

#개딸들은 누구일까?

 

개딸은 '개혁의 딸'의 줄임말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강력한 지지층을 말합니다.

 

이들은 주로 20~30대의 젊은 여성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부분 페미니즘 사상에 호의적입니다

트위터에서 주로 활동하며, 이재명 의원의 활동에 열성적인 응원을 보내고 있죠.

 

그렇기에 지난 대선에는 보수 성향이 짙은 '이대남'들과 대립구도를 형성했습니다.

 

'개딸'의 유래는 뜻밖에도 한 드라마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응답하라 1997'입니다.

 

지난 2012년에 방영된 '응답하라 1997'은 에는 한 가족이 등장합니다.

이 가족의 아버지(배우 성동일)가 딸(가수 겸 배우 정은지) '개딸'이라고 부릅니다

딸은 공부는 뒷전인 채 H.O.T에 푹 빠진 인물입니다. 아버지는 그녀를 보곤 "성질머리가 개 같은 딸"이라며, '개딸'이라고 부르는 것이죠.

 

언뜻 보면 아버지가 공격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개딸'은 아버지의 친근함과 사랑을 듬뿍 담아낸 애칭에 가깝습니다.

 

 

(출처: 트위터)

 


이재명 의원의 여성 지지자들은 이를 차용했습니다.

그리고 뜻을 '개혁의딸'로 변용시켜서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재명 의원은 즉각 호응했습니다.

 

이재명 의원은 이들을 '개딸', '개딸'들은 이재명 의원을 '재명아빠'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의원과 지지자 사이에서 부모관계가 형성된 셈이죠.

 

양아들은 '개딸'에서 성별반전 버전입니다. 이들은 이재명을 강력 지지하는 20~30대 남성들로, '이대남'들과는 다릅니다.

 

최근 개딸들은 열심히 '밭갈이' 중입니다.

 

 

(출처: 트위터)

 


밭갈이란, 한 명의 당원이 주변인물들을 권리당원으로 입당시키는 것을 뜻합니다.

 

이재명 의원이 개딸들에게 민주당 권리당원 모집을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개딸들은 이에 빠르게 호응했습니다. 자기 자신은 물론 친구나 연인들까지 민주당의 권리당원으로 가입시키고 있죠.

 

참고로 민주당 권리당원은 한 달에 1000원을 내고 민주당의 모든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재명 의원 열혈 팬

 

개딸들은 이재명 의원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출처: 연합뉴스)

 


이런 점에서 현 정치권의 지지자들은 아이돌 문화와 비슷한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자신이 호의를 갖고 있는 인물에 대해서는 비판 없이 있는 그대로의 애정을 내보이는 것, 이른바 '(Fan)'입니다.

 

팬이 모여서 팬덤이 되고, 이것이 정치권과 연결돼 '팬덤정치'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개딸' '양아들'이 팬덤정치의 대표주자격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팬덤정치가 극단적인 양상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보통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 대립하는 인물이 있다면 그에게 비판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이것이 도가 지나치면 무차별적인 욕설, 악플 등 부정적인 방향으로 악화됩니다.

 

팬문화의 부정적인 면과 마찬가지로, 일부 '개딸과 '양아들'은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재명 의원에 호의적이지 않은 의원들에게 문자와 팩스를 마구잡이로 보내거나, 얼마 전엔 의원실 앞에 '치매 걸렸나'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이재명 의원과 대립하던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에게 '성추행'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이 교회에서 한 어린아이에게 과자를 입으로 전달해주는 것을 보고는 "아동 성추행", "징계위원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죠. '양아들'은 박 전 비대위원장 집까지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曰 "과격한 표현, 거친 표현, 억압적 행동 이런 것들이 최근 문제가 된다. 표현을 긍정적으로 해달라. 우리 개딸 여러분이 정말 잘하는 게 그런 것 아니냐"

 

결국 이재명 의원이 나서 개딸과 양아들을 진정시켰습니다

그는 "억압적인 표현을 한다고 상대가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 긍정적이고 부드러운 지지활동을 펼쳐 달라고 이야기했죠.

 

# "폭력적 팬덤" Vs "발랄한 새로운 지지층"

 

'개딸'이라는 팬덤정치의 부상은 민주당 내부를 뒤흔들어 놓았습니다. 이재명 의원을 기준으로 편이 갈리면서 '개딸'에 대한 생각도 양분되었습니다.


 

(출처:연합뉴스)

 

 

'개딸'의 집중포화에 시달린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은 강력한 어휘를 써서 이들을 비판했습니다.

 

그는 "폭력적 팬덤은 민주당을 잘못하고도 사과할 줄 모르는 염치없는 정당으로 만들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동료들을 모두 적으로 돌린 극렬 팬덤의 뺄셈 정치는 대선 패배의 원인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의원을 제외한 인물들을 공격 표적으로 삼는 개딸들의 행동이 지지율을 오히려 까먹었다는 이야기입니다.

 

팬덤 정치에 비판적인 모습을 보인 건 박 전 비대위원장뿐만이 아닙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曰"팬덤 정치는 폐쇄, 독단적이며 반 민주적인 정치, 척결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중진의원 曰 "(개딸은) 팬덤보다 훌리건에 가깝다. 이들은 지지 정치인에 조금이라도 비판적 목소리를 내면 '죽일놈'이며 난리 친다"

 

반면, 이재명 의원에 호의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개딸' 같은 팬덤 정치를 옹호했습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딸은 굉장히 활발하고 새로운 정치문화라고 할 정도로 긍정적인 정치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이분들은 굉장히 발랄하고 재미있고, 집회 시위를 한다고 하더라도 꽃 같은 거나 야광봉 같은 것을 만들어서 스스로 재미나게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기존의 보수적인 지지자들이 아니라, 새롭고 긍정적인 문화로 무장한 지지자들이 바로 '개딸'이란 뜻이죠. 개딸들에게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건 김 의원뿐만이 아닙니다.

 

민형배 무소속 의원 曰 "(개딸들을) 만나보니 수줍음 많고 웃음 많고 그러면서도 민주당과 세상에 대해 자신의 이야기를 조곤조곤 말하는 보통의 요즘 청년들이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曰 "언론 역시 '개딸'로 대표되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 민주당 지지층을 폄하하거나 왜곡하고, 편 가르기 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비판과 비난은 한 끝 차이

 

'개딸'과 같은 팬덤이 부정적인 면만 있는 건 아닙니다.

 

시민들의 정치 참여를 활성화하고, 정치권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문화가 형성될 수 있죠.

 

하지만, 지지자 이외의 인물에게 무차별적인 욕설과 공격을 가하는 건 분명 잘못된 행동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필요한 건 자신의 지지자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 문화가 아니라

다른 의견을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비판할 줄 아는 성숙한 '팬덤정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김영진 사진
김영진 기자  jean@wisdot.co.kr
 

댓글 0

관련 기사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Best 댓글

1

동물이 피를 다 흘려서 죽을 때가지 놔두고 죽으면 그것으로 음식을 만들도록 규정한 것이 할랄입니다. 그런나 그것은 동물 학살이며 인간 학살을 위한 연습에 지나지 않습니다. 잔인함 그 자체입니다. 인간이 아닙니다.

2

절대 반대합니다

3

절대반대합니다!!!!!! 할랄식품은 이슬람의 돈벌이용 가짜 종교사기 입니다 이단사이비 이슬람에 속아 넘어간 대구 홍카콜라도 정신차려라!!!!! 무슬림들이 할랄식품만 먹는다는것은 다 거짓입니다 인기있는 유명 해외음식도 먹고 술,담배도 다 합니다

4

이슬람 할랄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할랄식품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할랄 식품, 할랄 도축을 주장하는데, 실제 기대하는 효과를 거둘 거라 보지 않습니다. 할랄 도축 포함하여 할랄식품을 취급할 경우 무슬림들과 이슬람 종교지도자들만 종사하게 돼 일자리 창출은 기대난망이고, 수출도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오히려 무슬림들 유입의 통로가 될 뿐입니다. 그리고 할랄 도축은 동물은 잔인하게 죽이는 문제로 동물보호법 위반이기에 반대하며, 우리나라에서 이를 예외적으로 허용해선 안 됩니다.

5

다양성의 가치가 존중되는 2024년에 구시대적인 교육청 인사들의 인식이 아쉬울 뿐입니다. 저런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교육정책을 추진하며, 자의적 해석으로 유아교육, 유아특수교육을 퇴보시키고 있습니다

6

절대 반대합니다

7

할랄도축 너무 잔인하여 절대반대한다.